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양성자치료센터(센터장 표홍렬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개소 1년만에 치료 환자 500명, 연간 치료 건수 9000건을 넘어섰다고 5일 밝혔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다른 국가의 양성자치료시설보다 두 배 많은 실적이다.
특히 간암치료 환자가 많았다. 양성자치료 후 간세포암 환자 78명의 70%에서 3개월 후 종양이 완전히 소멸됐다. 치료 후 1년간 양성자치료 부위에서 종양이 다시 커진 경우는 10%에 불과해 90% 이상의 국소종양 제어 효과를 나타냈다. 이는 기존 방사선치료의 국소제어율인 70%보다 높은 수치다.
양성자치료는 X선 방사선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웠던 크기 10㎝ 이상의 종양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 또 치료 한 달 후에도 기존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인 간기능 저하가 나타나지 않았다.
양성자치료는 주변 정상 조직에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최소화하면서 종양 부위만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특정 암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암종에 골고루 적용되고 있다. 특히 간암, 두경부암, 뇌종양(대부분 소아환자), 폐암의 치료 건수가 많았다.
병원 측에 따르면 9000건 중 1세대 방식보다 진보한 ‘차세대’ 스캐닝 양성자치료 비중이 전체의 90%에 달했다. 이런 사례는 세계 최고 의료기관 중 하나인 미국 메이요클리닉이 유일하다.
이미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가 같은 부위에 다시 방사선치료를 받는 방사선 재치료가 66건이었으며, 재치료 후 부작용은 적은 편이었다.
또 센터에 따르면 전체 양성자치료 환자 중 소아암 환자 비중이 약 17%였다. 양성자치료는 기존 방사선치료보다 부작용이 적어 성장발육기 소아에게 효과적이다. 이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소아 환자가 양성자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고 있다.
폐암의 경우 기존 방사선치료 대비 폐 보호 효과가 두 배 이상 우수했다. 특히 스캐닝치료에서 우수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 심장 주변에서 발생한 폐암 혹은 식도암은 부위가 심장과 가까워 방사선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웠다. 반면 양성자치료는 심장 앞에서 양성자빔을 멈춰 심장을 거의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의료진은 수년 안에 스캐닝 양성자치료의 폐암 개선 효과를 학계에 발표할 예정이다.
박희철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양성자치료센터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양성자치료 도입 후 기존 방사선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웠던 환자도 치료의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아직 간암의 양성자치료 기간이 짧아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현재 표준치료법인 수술이나 고주파소작술을 이용하기 어려운 간암 환자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