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산모태아집중치료센터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지영 영상의학과 교수팀이 단순 흉부 X-레이 사진으로 생후 7일 만에 기관지폐이형성증 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08년 1월~2014년 12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출생 후 7일 이상 생존한 304명의 미숙아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생후 7일째 흉부 X-선 사진상 나타나는 간질성 폐렴 양상이 기관지폐이형성증 발생 여부 또는 재태 기간 36주 이전에 사망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관지폐이형성증의 발생을 98%의 특이도(specificity)로 예측할 수 있었다.
낮은 출생체중과 재태 연령, 융모양막염(양수, 융모막, 양막의 감염성질환)이 생후 7일째 흉부 방사선 사진에 나타나는 간질성 폐렴 양상과 연관 있는 선행 인자로 확인됐다.
흉부 X-ray 검사는 미숙아들에게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고, 실제 미숙아 집중치료에서 가장 자주 시행되는 검사다. 단순 흉부 X-선 검사는 CT 검사와 같이 환자가 다량의 방사선에 노출되지도 않을뿐더러 고가의 장비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 검사이고, 혈액검사도 아니니 채혈도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이번 최창원, 김지영 교수팀에서 개발한 기관지폐이형성증 예측 체계는 단순 흉부 X-선 사진만을 이용해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기관지폐이형성증의 발생 위험이 높은 미숙아들을 선별해내어 이들을 대상으로 기관지폐이형성증의 예방을 위한 각종 최신 전략들을 집중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최창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기관지폐이형성증의 발생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다면, 기관지폐이형성증의 발생이 예상되는 고위험군 미숙아들에게 부신피질호르몬의 사용, 산소 투여 및 기관 삽관의 최소화 등의 예방 전략을 집중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기관지폐이형성증의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새롭고 간단한 예측법은 실제 미숙아의 진료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현재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기관지폐이형성증에 대한 각종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한 임상연구에서 적절한 연구대상군을 선정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어, 앞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임상연구를 수행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유럽 소아과학계 학술지인 ‘바이오메드센트럴 소아과학(BMC Pediatrics)’ 최신호에 게재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재태기간(gestational age, 아이의 만출에 이르기까지의 자궁 내에서 발달하는 기간) 37주 미만, 최종 월경일로부터 259일 미만에 태어난 아기를 미숙아(preterm infant) 또는 조산아라고 한다. 미숙아는 아직 완전히 성숙되지 못한 상태에서 출생하므로 각종 신체 장기에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미숙아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만성 합병증 중 하나가 바로 폐의 만성 합병증인 기관지폐이형성증이다.
이 질환은 미숙아가 인공환기요법과 산소치료를 받아 발병하는 만성폐질환의 일종으로 재태 연령이 낮고 출생체중이 적을수록 발생률이 높아진다.
임신나이 28주 미만으로 태어난 아주 작은 미숙아들이 가까스로 생존한 후에도 계속해서 산소치료 및 인공호흡기 치료를 이어가게 되면서 미숙한 폐에 손상을 받게 되고, 결국 잦은 호흡기 감염으로 인한 재입원, 성장부진, 발달지연, 천식, 조기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등을 초래하는 심각한 만성 합병증으로 이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