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의 나트륨 수치가 높은 사람은 위암의 전암 병변인 장상피화생 동반 위축성위염 발생률이 3배 가까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염분 섭취와 위암의 전암 병변에 대한 연구는 실시됐지만 정확한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영선·송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4시간 소변 수집검사 등을 받은 건강한 성인 662명을 분석한 결과 소변 나트륨 농도가 가장 높은 군은 가장 낮은 군보다 위축성위염 동반 장상피화생 위험이 2.9배 높았다.
염분 섭취 평가에는 24시간 식이회상법이나 식사일기법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섭취한 모든 음식의 종류와 양, 조리 시 첨가한 소금의 양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개인별 소금 섭취량 차이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이번 연구는 일일 나트륨 섭취량을 측정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인 24시간 소변수집검사로 나트륨 섭취량을 평가해 정확성을 더했다. 연구 대상은 소변 나트륨 함량이 정상인 그룹(139mmol/d 이하), 다소 높은 그룹(140~194mmol/d), 매우 높은 그룹(195mmol/d 이상)등 세 그룹으로 구분했다.
나트륨은 혈액과 체액에 존재하면서 전체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무기질이다. 농도가 항상 일정하게 유지돼야 하므로 섭취량이 많으면 물과 함께 소변으로 배설된다. 즉 소변으로 배출되는 나트륨 양이 많다는 것은 소금 등의 섭취가 정상 수준을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축성위염은 위 점막층이 위축돼 혈관이 비쳐보이는 상태다. 장상피화생은 위 점막세포가 손상된 뒤 비정상적으로 위점막이 아닌 소장점막과 유사한 세포로 재생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 위점막에 작은 돌기가 생겨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변한다.
장상피화생을 동반한 위축성위염 위험도는 20갑년(1갑년, 하루 1갑씩 1년을 피웠을 경우) 이상 흡연력이 있으면 2.8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있으면 4배가량 높아진다.
위염은 대부분 가볍게 여기는 질환이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위염,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 등 단계를 거쳐 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 송지현 교수는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이 동반된 환자는 위암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1년 간격으로 추적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2014년 국민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염분 섭취량은 하루 3890㎎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인 하루 2000㎎ 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실정이다. 김영선 교수는 “나트륨 섭취가 많을수록 위암 전암 병변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김치, 장류, 젓갈류, 찌개, 가공식품 등의 섭취를 줄이고 정기적으로 위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암 역학, 생물표지예방(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 Prevention)’ 온라인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