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된 동아에스티의 1일 1회 바르는 손발톱무좀치료제 ‘주블리아’(성분명 에피나코나졸 10%, efinaconazole 10%)가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약은 출시된 국소외용제 중 유일한 전문의약품으로 질환 부위에만 작용해 안전성이 높으면서도 주요 경구제인 이트라코나졸(itraconazole, 대표약품명 한국얀센의 ‘스포라녹스’)만큼 치료효과가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14년 일본 카켄제약이 개발한 품목으로 2015년 북미에서 연매출 약 3억4000만달러(약 4040억원)를, 일본에서 약 199억엔(약 2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현지 손발톱무좀치료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손발톱무좀치료제로는 경구제인 △한미약품의 ‘무조날’(성분명 테르비나핀, terbinafine) △한국얀센의 ‘스포라녹스’ △한국화이자제약의 ‘디푸루칸’(플루코나졸, fluconazole)과 국소외용제인 △동아에스티의 ‘주블리아’ △한국메나리니의 ‘풀케어네일라카’(시클로피록스, ciclopirox) △갈더마코리아의 ‘로세릴네일라카’(아모롤핀, amorolfine)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법인의 ‘라미실’(테르비나핀, terbinafine) 등이 있다. 보통 바르는 국소외용제로 치료되지 않으면 경구제로 넘어간다.
기존 국소외용제는 일반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없이 약국에서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고, 부작용이 도포 부위의 피부염·통증 등으로 경미하지만 치료율이 낮은 게 단점으로 꼽혔다.
경구제는 질환 부위에 바르는 외용제보다 완치율이 높은 반면 대부분 간에서 CYP450효소에 의해 대사돼 장기간(약 3개월 이상) 복용하면 간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복용을 꺼리는 환자가 상당수 존재한다. 발생률이 0.01~0.1%로 드물지만 급성간부전, 아나필락시스(전신 알레르기반응)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주블리아의 국내 가격은 4만원대(비급여)로 미국 60만원 이상, 일본의 약 6만원보다 저렴하다. 이 약은 각 성분의 3상 임상데이터를 간접비교한 자료를 기준으로 국내 무좀치료제(일반약) 시장 판매 1위 품목인 풀케어보다 치료율이 높은 대신 1만~1만5000원 더 비싸다. 주블리아나 풀케어는 공통적으로 침투력이 뛰어나 손발톱을 갈거나 닦아낼 필요가 없으며, 하루 한 번만 바르면 돼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김지훈 동아에스티 마케팅 부장은 “주블리아는 48주 용량인 4㎖ 기준 미국 가격이 60만원 이상으로 비싼데도 효과를 인정받아 현지 시장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주블리아는 유효성·안전성·편의성 세 박자를 갖춘 바르는 손발톱무좀치료제로 간기능·위장관장애 등 부작용 때문에 경구용 항진균제 복용을 꺼리는 환자에 유용한 치료옵션”이라고 말했다.
국내 손발톱무좀 환자 수는 2012~2016년 연평균 약 120만명으로 치료비(요양급여비용)는 2012년 384억원에서 지난해 42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3년 국내 발매된 풀케어는 손발톱치료제(일반약) 시장 규모를 2012년 81억원에서 2015년 약 760억원으로 확장했다. 2015~2016년 시장의 약 25%(1위)를 점유했으며, 최근에는 유한양행의 ‘유한이지케어네일라카’ 등 10여개의 제네릭 출시로 오리지널품목인 풀케어의 점유율은 줄어드는 추세다.
손발톱무좀은 손발톱에 진균이 피부의 각질층에 침입하면서 발생한다. 주된 원인균은 Trichophyton ruburm균과 Trichophyton mentagrophytes균으로 전염성이 강하고 쉽게 재발해 완치율이 낮다. 완치까지 보통 6~7개월 이상이 걸리며, 완치판정을 받아도 3년 내 재발률이 약 22%에 이른다.
유희준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팀이 2008년 ‘대한의진균학회지’에 게재한 ‘발톱진균증의 침범 정도에 따른 완치율과 정상화까지의 기간 및 재발률’ 보고서에 따르면 완치율이 78.3%(207명 중 162명)였지만 1년 후 재발률은 36%로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 125명을 1년 후 추적관찰한 결과 45명은 재발했다.
완치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31.7주였다. 균의 침범률이 25% 이하인 경증 환자군에선 약 15.8주 만에 완치가 된 반면 침범률이 75~100%인 중증 환자군에선 약 53.9주가 걸렸다.
주블리아의 성분인 에피나코나졸은 2007년 시클로피록스 이후 처음 등장한 손발톱무좀 분야 항진균제로 2014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
포비 리치(Phoebe Rich)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Oregon Health&Science University) 의대 피부과 교수팀이 세계 의학저널 ‘미국피부과학회지(JAAD,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2012년 11월호에 게재한 주블리아의 3상 임상연구(Study1, Study2) 리뷰논문에 따르면 이 약은 2건의 임상결과 치료 52주째에 진균학적치료(mycological cure)율이 각각 55.2%, 53.4%로 기존 성분의 3상 임상데이터 기준 경구제 스포라녹스(약 54%)와 비슷했다. 국소제인 풀케어(약 34%)나 로세릴(약 16%)보다 높았다. 진균학적 치료는 질환 부위의 수산화칼륨(KOH) 도말검사 및 진균배양검사에서 음성반응을 보였다는 것을 뜻한다.
저스틴 핀치(Justin Finch) 미국 코네티컷대(University of Connecticut) 의대 피부과 교수팀이 국제 의학저널인 ‘약물디자인·개발·치료학회지(Drug Design, Development and Therapy)’ 2015년 11월호에 ‘무좀치료제 성분 타바보롤 집중해부(Spotlight on tavaborole for the treatment of onychomycosis)’를 주제로 실은 리뷰논문에 따르면 테르비나핀 성분의 경구제인 무조날이 진균학적치료율이 약 76%로 이들 성분 중 가장 높았다.
주블리아의 Study1와 Study2 임상에서 확인된 완전치료(complete cure)율은 각각 17.8%, 15.2%로 스포라녹스(약 14%)와 유사했다. 풀케어의 5.5~8.5%, 로세릴의 약 1%보다 높았다. 완전치료는 무좀 원인균 감염률이 0%이면서 수산화칼륨 도말검사와 진균배양검사 결과 음성인 상태를 의미한다.
고효상 동아에스티 학술의약부 과장(약학박사)는 “주블리아 임상은 모두 1년에서 1년 6개월 동안 진행됐는데 손발톱이 새로 나는 기간까지 포함됐다”며 “손발톱무좀은 완치 후에도 재발률이 높아 치료기간을 단축하는 것보다 제대로 치료해 재발위험을 낮추는 게 중요하므로 48주(1년) 이상 바르는 게 권장된다”고 설명했다.
손발톱무좀이란?
손발톱무좀은 조갑백선이라고 하며 손톱보다 피부사상균 감염이 취약한 발톱에서 주로 발견된다. 발톱무좀은 발가락이나 발바닥에 무좀을 오래 앓던 환자에서 발톱으로 진균이 이동해 발생하며, 심해지면 손톱까지 균이 침범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유형은 원위부 측부 조갑하 조갑진균증(Distal Lateral Subungual Onychomycosis, DLSO)으로 손발톱 바깥쪽과 옆 부분의 각질층을 통해 살을 침범하면서 손발톱 뿌리 쪽으로 균이 퍼진 형태다. 질환 부위에는 염증과 각질이 생기고 박리(손발톱이 살에서 분리되는 현상)가 일어난다.
지난해 손발톱무좀 환자는 총 118만명으로 여성이 52%를 차지해 남성(48%)보다 많았다. 여성이 즐겨 신는 하이힐은 발가락이 들어가는 공간이 좁아 땀이 차기 쉽다. 연령별로는 50대(26%)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60대(20%), 40대(19%)가 그 뒤를 이었다.
중증·만성질환자에서 손발톱무좀을 동반한 환자의 비율은 당뇨병 약 34%, 말초혈관질환 약 36%, 면역결핍증 약 30%로 이들 환자에선 관련 합병증과 재발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