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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연세대 교수 “허기질수록 약물중독 위험 높아져”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6-29 17:18:31
  • 수정 2017-07-06 2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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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독약물 암페타민 투여 후 식욕촉진호르몬 주입 … 유사한 행동민감화 발현

허기지면 약물중독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정훈 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교수팀은 그렐린(ghrelin)을 쥐모델의 중격측좌핵에 투여하면 암페타민(amphetamine)에 의해 유도된 보행성 활동량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그렐린은 배가 고플 때 위에서 분비되는 식욕촉진 호르몬이다. 암페타민은 코카인과 함께 대표적인 중추신경흥분제로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

연구팀은 암페타민을 선행 투여하고 2주 후 중격측좌핵에 직접 그렐린을 투여했다. 그 결과 그렐린을 투여한 군은 암페타민을 투여했을 때와 같은 행동민감화(sensitization)를 나타냈다. 단 이 경우 D1도파민 효능제의 도움이 필요했다. 행동민감화 반응은 중독된 동물모델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행동의 하나다. 이번 연구는 배가 고픈 상태에서 중독성 약물에 노출되면 중독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입증했다.

김정훈 교수는 “암페타민에 노출된 쥐를 대상으로 더이상 암페타민이 없어도 단지 중격측좌핵에 넣어준 그렐린에 의해 행동민감화 반응이 발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며 “지속적인 연구로 더 상세한 작용 기전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약물중독뿐만 아니라 식욕조절장애의 기전에 대한 실마리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음식을 조절하지 못해  비만이 되는 것도 일종의 보상회로기능 오작동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는 것은 생존에 필수적인 행동이다. 이런 행동을 유지하는 데에는 뇌의 보상회로가 관여한다. 대뇌보상회로는 어떤 행동이 얼마나 가치있는지, 그 행동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회로 중심에 위취한 중격측좌핵은 약물중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연구네트워크사업 및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중독 분야 저명학술지인 ‘중독생물학(Addiction Biology)’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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