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와 수면장애를 초래하는 코골이가 뼈 건강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덕원 연세대 의대 의공학과 교수팀은 중년 이상 여성의 골절과 코골이가 깊은 연관성이 있음을 대규모 역학조사를 통해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김 교수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KHGS) 대상군인 40세 이상 성인 6189명(남성 2969명, 여성 3220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연령, 신장, 허리둘레, 흡연, 음주력, 체질량지수(BMI), 고혈압, 당뇨병, 류마티스관절염, 골다공증 치료경험, 심한 중증 코골이 등 요소와 골절과의 상관성을 살폈다.
심한 코골이는 ‘옆방에서 들릴 정도의 큰 소리의 코골이 또는 1주일에 6~7회 이상 코골이 경험’을 기준으로 했다. 골절은 강한 외부충격(교통사고, 폭행)이나 자신의 키 높이 이상에서 떨어진 골절상을 제외하고 ‘걷거나 일상생활을 영위하다 미끄러지거나 넘어진 경우’로 한정했다.
분석 결과 남성 129명과 여성 273명이 골절상을 입었으며, 40세 이상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 약물치료 경험’이 있으면 골절 위험이 1.86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골다공증이거나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 가족력이 있으면 1.66배, 류마티스관절염은 1.55배 골절 위험이 상승했다. 고령, 큰 엉덩이 둘레, 작은 키 등도 골절상 위험을 높였다.
특히 40세 이상에서 심한 코골이가 있는 환자는 골절 위험이 1.68배 높아졌다. 단 남성에선 코골이와 골절상과의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김덕원 교수는 “코골이가 동반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골절 위험율을 높이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되면 산소를 충분히 흡입하지 못해 혈액 내 정상 산도(pH 7.35~7.45)가 낮아지는 산성화, 즉 ‘산성혈증’으로 골밀도가 저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액이 산성화되기 시작하면 인체는 이온 농도를 정상으로 맞추기 위해 알칼리 성분을 혈액으로 내보낸다. 이 때 중화제로 쓰이는 체내 물질이 뼈 속에 있는 칼슘(Ca)이다. 결국 칼슘이 중화제로 소모되면 골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유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코골이가 심한 폐경기 이후 여성은 수면무호흡, 골감소, 수면부족에 따른 낮시간 집중력 저하 등으로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의학지 중 하나인 ‘BMC 근골격계장애(BioMed Central Musculoskeletal Disorders)’ 최근호에 ‘Increased fragility fracture risk in Korean women who snore: a 10-year population-based prospective cohort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