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췌장암수술 후 재발률 감소를 위해 필요한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조기에 시작하면 생존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를 19일 발표했다.
황 교수팀은 2006년 1월~2015년 5월 췌장암수술 후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환자 113명을 조기치료군 56명과 지연치료군 57명으로 구분한 뒤 치료 개시 35일째의 치료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조기치료군과 지연치료군의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수술 날짜부터 사망 날짜까지의 시간)은 39.1개월대 대 21.1개월, 무병생존기간(Disease-free survival, 수술 날짜부터 재발 또는 사망 날짜까지의 시간)은 18.8 대 10.0개월로 유의하게 길었다.
또 수술 후 합병증이 없는 67명 중 조기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은 42.8개월, 지연치료군은 20.5개월으로 2배 이상 차이났다.
암은 세포주기가 조절되지 않아 세포가 지속적으로 분열하는 질병이다. 정상적으로는 사멸해야 할 비정상 세포들이 과다 증식하면서 주변 조직 및 장기에 침입해 파괴하고 다른 장기로 퍼져나간다. 특히 췌장암은 암 전단계 병변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여러 암 중 예후가 가장 나쁜 편이다.
중앙암등록본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암종 생존율은 약 70%, 갑상선암은 100%, 위암 및 대장암은 약 75%인데 반해 췌장암은 10%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황 교수는 “최근 발표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가이드라인에서는 ‘수술 후 환자가 완전히 나을 때까지’라는 기준을 언급할 뿐 정확히 어느 시점에서 항암치료를 시작해야 하는지 명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수술 후 항암요법을 조기에 시작하면 생존율 향상에 도움된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항암치료 가이드라인을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췌장암은 워낙 예후가 좋지 않아 손을 대면 오히려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면역요법을 포함한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며 치료술기가 발전하고 있는 만큼 인터넷이나 주변의 잘못된 정보에 휩쓸리지 말고 담당 의사와 상의해 적극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