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친정을 찾은 이모 씨는 어머니의 다리가 휜 것을 보고 크게 걱정됐다. 다리가 오자형으로 변형돼 걸음걸이가 이상해졌고, 안쪽 무릎통증도 점차 심해졌다. 고민 끝에 어머니를 모시고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은 결과 내반슬에 무릎 안쪽 연골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치료에 들어가 보존적 치료만으로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휜다리교정술과 ‘줄기세포치료를 받고 6개월이 지난 현재 이 씨의 어머니는 다리가 일자로 교정돼 걸음걸이가 자연스러워졌고 무릎통증도 많이 줄어 편한 일상생활을 즐기고 있다.
50~60대 중년여성의 걸음걸이를 살펴보면 다리 모양이 O자형으로 변형돼 부자연스러운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다리 모양이 변형되면 고관절·무릎·발목에 이르는 정렬이 틀어지고 걸음걸이까지 뒤뚱거리게 돼 자주 접질리거나 넘어지게된다.
다리가 O자형으로 휘어 걸음걸이가 이상해지고 무릎이 아픈 것을 ‘내반슬(內反膝)’이라고 한다. 다리 변형은 걸음걸이 문제뿐만 아니라 내재적으로 무릎의 지속적인 통증을 일으킨다. 무릎 중앙으로 향해야 할 무게중심이 무릎 안쪽으로 치우치면서 안쪽 부위 연골이 집중적으로 손상돼 시큰거리고 콕콕 쑤시는 무릎통증을 유발한다.
안쪽 연골만 손상될 경우 연골이 전체적으로 골고루 닳는 일반 퇴행성관절염보다 질병이 빠르게 악화되고 통증이 심해진다. 연골이 모두 손상된 퇴행성관절염 말기에 이르면 연령에 상관 없이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허동범 강남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진료부장은 “50~60대 중년여성은 오랜 가사노동과 좌식생활로 O자형 휜다리 변형이 진행돼 평소 하의가 이유 없이 돌아가거나 바지가 짧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며 “휜다리는 체중 부담이 무릎 안쪽에 가중돼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촉진하고 하체 균형이 깨지면서 고관절·척추·어깨 등에서 관절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에 진단 및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O자형 휜다리와 무릎통증을 동시에 호소하는 환자는 ‘휜다리교정술(근위경골절골술)’로 변형된 다리를 교정해 연골 손상을막을 수 있다. 이 치료법은 다리의 변형 정도를 정확히 파악한 뒤 뼈를 반듯하게 고정하는 골형성 유도체를 넣어 무릎 아래 뼈(경골)의 윗부분을 교정한다. 인공관절을 사용하거나 무릎 전체를 수술하지 않고 경골 부분만 간단하게 교정해 하지정렬을 바로잡는다.
여기에 줄기세포치료를 병행하면 통증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 도움된다. 손상된 안쪽 연골 부위에 줄기세포를 주입하면 줄기세포가 연골세포로 분화해 손상된 연골을 회복시키고 무릎통증과 염증을 줄인다. 휜다리교정술과 병행하면 관절염 진행을 억제하고 자기관절 보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치료 후에는 다리에 체중이 실리지 않도록 목발 보행을 해야 한다. 약 6주의 회복 기간 동안 재활치료를 실시해 무릎 주변 근력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6개월 정도가 지나면 조깅이 가능하고, 1년 뒤에는 다양한 스포츠활동을 즐길 수 있다.
허동범 진료부장은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해외저널 ‘관절경(Arthroscopy)’ 2014년 8월호에 게재된 임상연구 논문을 통해 휜다리교정술과 줄기세포치료 병행요법의 연골 회복 및 무릎통증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며 “50대부터 60대 초반 휜 다리 환자는 휜다리교정술과 줄기세포치료를 받으면 퇴행성관절염 진행을 막고 자기관절을 오래 보존해 활동적인 삶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