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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치료, 귀찮다고 미루면? … 다리 휘고 숙면도 어려워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5-25 13:45:49
  • 수정 2017-06-19 1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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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중기 줄기세포 이용해 자기관절 보존 … 환자 94% ‘만족’

서울 방배동에 사는 주부 김모 씨(49)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파 일상생활이이 어려웠다. 지속되는 통증을 참다못해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았고 퇴행성관절염 중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회복 가능한 연골이 남아있던 상태여서 올해 초 양쪽 무릎에 줄기세포치료를 받았고 점차 통증이 줄면서 걷거나 움직이기가 편해졌다. 조금씩 평지걷기 운동을 실천해 체중을 감량한 결과 우름 움직임이 더욱 가벼워졌다. 얼마 전 실시한 정밀검사에선 손상됐던 연골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퇴행성관절염 초·중기엔 염증이 생기면서 시큰시큰한 무릎통증이 나타나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지속적인 불편함이 느껴진다. 장마철이나 추운 겨울엔 외부 기압과 관절 내부 기압의 차이로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초기엔 관절을 움직일 때에만 증상이 나타나지만 치료가 늦어질수록 연골손상 범위가 커져 움직임에 관계없이 통증이 지속된다. 무릎이 시큰시큰 아프고 통증 탓에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밤에 잠을 자기도 어려워진다. 점차 다리가 O자형으로 변형돼 하의가 돌아가거나 바지가 짧아지거나, 발목을 자주 접질리게 된다.

대부분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므로 노인성질환으로 여기기 쉽지만 야외활동 증가, 익스트림 스포츠 인기,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발병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특히 격렬한 운동을 즐기다 발생한 무릎십자인대파열이나 반월상연골판파열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퇴행성관절염 발병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과거 퇴행성관절염은 인공관절수술 외에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자가 회복되지 않아 통증을 참다가 질환 말기에 새 관절을 삽입해야 했다.
최근 도입된 줄기세포치료는 관절염 초·중기 단계에 연골을 회복시켜 자기관절의 보존성을 높일 수 있다. 성체줄기세포를 손상된 연골에 주입하면 연골세포로 분화해 연골 회복을 돕고 염증과 통증을 줄여준다.

줄기세포는 신체 곳곳에 있는 세포로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주면 특정 세포와 같은 기관으로 분화한다. 관절염 치료에 적용되는 줄기세포는 환자의 골수나 지방, 다른 사람의 제대혈에서 추출한 뒤 연골 손상 부위에 주입한다.
권오룡 강남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퇴행성관절염 초·중기 단계에 줄기세포치료를 적용하면 환자의 원래 연골과 비슷한 강도와 내구성을 가진 세포로 분화해 연골을 회복시킨다”며 “또 줄기세포에 포함된 다양한 인자들이 염증과 통증을 줄이고 무릎기능을 향상시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줄기세포치료는 질환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와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절질환에 대한 줄기세포치료의 유용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강남 연세사랑병원은 관절질환에 대한 줄기세포치료 효과를 확인한 17편의 기초 및 임상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 중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국제저널 ‘미국 스포츠의학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14년 7월호에 게재된 ‘무릎관절염에 대한 지방 줄기세포치료 후 연골 재생의 관절경적 결과 분석(Second-Look Arthroscopic Evaluation of Cartilage Lesions after Mesenchymal Stem Cell Implantation in Osteoarthritic Knees)’ 논문은 관절내시경을 통해 연골회복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팀은 평균 57.4세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 37명에게 줄기세포를 주입한 뒤 26.5개월간 1차로 환자 문진검사, 2차로 관절경검사를 실시해 연골 회복 정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환자의 78%에서 줄기세포가 병변 부위에 안착해 연골 회복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 치료만족도를 묻는 조사에선 환자의 94%가 만족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권오룡 원장은 “다수의 기초 및 임상논문을 통해 줄기세포치료가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연골 회복, 통증 감소, 환자만족도 향상 등에서 좋은 효과를 보인 것을 알 수 있다”며 “치료 후 평지 걷기, 고정식자전거 타기, 스트레칭 등으로 근력을 향상시키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 건강한 자기관절로 활동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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