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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부질환은 중장년층만? 봄·여름 20대 당뇨발 환자 많은 이유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5-19 00:11:02
  • 수정 2021-07-20 18: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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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소아 평발 자연치유, 통증 있으면 병원가야 … 청소년기 부주상골증후군 발병률 높아
골격과 아치 형태가 완성되지 않은 유소아 시기에 평발 교정 및 통증 완화를 이유로 보조기구, 특수신발, 깔창 등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초여름 날씨로 접어드는 5~6월은 야외활동이 늘면서 발이 혹사당하기 쉬운 시기다. 인류가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 발은 인체를 지탱하고 신체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관이 됐다. 발에는 26개의 뼈, 32개의 근육과 힘줄, 107개의 인대가 얽혀 있다. 걸을 때마다 체중의 1.5배에 해당하는 하중이 발에 가해지고, 하루에 5000~8000번의 걸음을 내딛는다. 신체 전반을 떠받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다른 부위보다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게 사실이다. 족부질환에 걸리면 걸음걸이에 문제가 생겨 발목, 무릎, 고관절, 척추 등의 부담이 가중되고 결국 신체 전체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의 발은 평생 건강을 좌우하므로 수시로 확인해주는 게 좋다. 아이가 조금의 걷거나 서 있어도 발이 아프다고 투정을 부린다면 평발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평발은 발바닥 안쪽의 아치 형태가 낮아지거나 소실되는 것으로 편평족이라고도 한다. 발바닥에 물을 적셔 마른 콘크리트 바닥이나 신문지, 색종이 등에 발을 디뎠다 뗐을 때 발바닥 가운데 아치가 적당히 찍히면 정상발, 넓으면 평발, 지나치게 넓게 뜨면 요족(오목발)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평발 환자 수는 2011년 9414명에서 2015년 1만4533명으로 5년 새 약 35% 증가했다. 2015년 기준 소아청소년 환자가 전체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평발 가운데 가만히 있을 땐 아치 형태를 유지하다 체중이 실리거나 걸을 때에만 평발이 되면 유연성 평발, 겉으로 볼 때에도 발이 납작한 상태를 보이면 강직성 평발이라고 한다. 발바닥 아치 형태는 5~6세에 나타나기 시작해 6~8세 이후에 완성되며 유소아는 대부분 유연성 평발이다.
유연성 평발은 정상발의 일종이라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통증이 있다면 병원에 가보는 게 좋다. 이강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유연성 평발인데 통증이 있다면 비만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체중이 증가하면 발이 지탱해야 할 무게가 늘어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골격과 아치 형태가 완성되지 않은 유소아기에 통증 완화를 이유로 보조기구, 특수신발, 깔창 등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중요하다.

까치발 여부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아이가 처음 걸음마를 할 때 까치발을 드는 것은 걷기 위한 연습 과정으로 정상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까치발로 걸으면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걸음이 느리다면 발달장애나 뇌성마비 관련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성장기에 발을 다치거나 신발을 제대로 신지 않으면 성장에 이상이 생기고 심하면 발 자체가 변형될 수 있다. 아이들은 성장이 빠르므로 크기가 딱 맞는 것보다 여유가 있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신발 속에서 발가락이 충분히 움직일 수 있고, 발 전체를 고정해 잡아줄 수 있는 정도가 좋다. 굽은 가급적 없는 게 좋고 있더라도 2.5㎝를 넘지 않아야 한다. 

아이들이 달릴 때 충격을 가장 많이 흡수하는 곳은 발바닥이다. 발바닥이 편하고 쿠션이 좋은 신발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신발을 살 때 아이에게 발바닥이 푹신한지, 신발 안에서 발가락을 움직일 수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 수시로 아이의 발과 신발 크기를 확인해서 신발 교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이 많이 신는 샌들은 발뒷꿈치를 감싸주지 못해 발 건강에 좋지 않다. 발목을 제대로 잡아줄 수 없어 발목뿐 아니라 무릎에 무리를 주고, 고관절과 허리까지 영향을 미친다.

청소년기엔 부주상골증후군 발병률이 높아진다. 후경골건은 종아리 뒤쪽에서 안쪽 복숭아뼈 뒤쪽으로 내려오는 근육 및 힘줄로 발의 아치를 만들어 주고 유지한다. 이 부위엔 주상골이라는 뼈가 있어 발목과 엄지발가락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일반인의 4~12%는 부주상골이라는 불필요한 뼈가 하나 더 존재한다. 
멋을 부리기 시작하는 청소년기에 발에 딱 맞는 신발을 신다보면 부주상골이 신발에 눌려 압박통이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엔 증상이 경미해 방취하기 쉬운데 점차 부주상골이 제 위치에서 이탈하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발바닥 아치 형태가 무너져 평발이 될 수 있다. 

키높이깔창이나 하이힐 등으로 신발을 높게 신는 20~30대 젊은층은 무지외반증에 쉽게 노출된다. 이 질환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휜 상태에서 심하게 튀어나오고 통증이 느껴진다. 유전적 요인, 평발, 과도하게 유연한 관절, 넓은 발 같은 선천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발에 꽉 맞거나 굽이 높은 신발을 오래 신어서 나타날 때가 더 많다. 2013년 기준 전체 진료 인원 중 여성이 84.7%(4만7366명)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의 발병률이 높다. 굽이 높아질수록 발 앞쪽과 발가락에 받는 하중 및 압력이 커지는 만큼 봄철 발 건강을 지키려면 하이힐을 장시간 신지 않는 게 중요하다.

무지외반증은 내버려두면 걸음걸이가 바뀌면서 허리·무릎 등 다른 관절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질환을 예방하려면 구두를 신더라도 5cm 이하의 낮은 굽을 선택하고, 높은 신발은 2시간 이상 신지 않아야 한다. 인조가죽보다는 더 부드러운 천연가죽이 좋다. 
이 교수는 “야외활동 중 한 시간마다 구두를 벗어 발가락을 움츠렸다 펴는 운동을 해주면 발가락 변형을 방지하는 데 도움된다”며 “발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는 운동은 발가락근육을 강화해 족부질환 위험을 낮춰준다”고 조언했다.

당뇨병 환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발의 피부 또는 점막조직이 괴사되는 당뇨발이 합병증으로 나타나는데 유독 20대 젊은층에서 발병률이 높다. 대한당뇨병학회 조사결과 봄·여름철 당뇨병 환자의 평균 족부질환 발생률은 11~15%인 반면 20대는 27%로 두 배 가량 높았다. 

젊은 층에서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평소에 양말을 신지 않거나, 신더라도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는 양말을 착용하는 등 다른 연령층보다 발 관리에 소홀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여름철 족부질환 발생률이 2%p 높았고 당뇨병 유병기간이 길수록 족부질환 경험 비율도 높았다. 당뇨병 환자의 무좀 유병률은 52.6%로 조사됐는데 이는 흔히 알려진 국내 무좀 유병률 36.5%에 비해 높은 수치다. 
당뇨병 환자는 여름철에 발을 잘 씻고 땀이 잘 흡수되는 양말을 신어 외부자극과 무좀 등으로부터 발을 보호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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