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비만인 사람은 미세먼지로 인한 폐기능 저하가 더 심각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현진·박진호·조비룡·김종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2009~2014년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남성 1876명을 분석한 결과 복부지방이 많아 내장지방 및 피하지방 단면적이 200㎠을 초과하는 성인(평균 허리둘레 98㎝)은 미세먼지 농도가 약 10㎍/㎥ 높아질수록 폐활량지수가 약 10%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반면 복부비만이 미미하거나 없는 성인(단면적 200㎠ 이하, 평균 허리둘레 87㎝)은 동일한 미세먼지 농도에 노출돼도 의미있는 폐기능 저하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 참여자 전체 하루평균 미세먼지 노출은 약 50㎍/㎥였으며, 황사 영향을 받은 지난 6일 전국 대부분 도시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0㎍/㎥ 전후였다.
김현진 교수는 “지방세포는 인터루킨-6 같은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과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을 생산 및 분비하고, 대기오염은 기도염증·염증매개인자·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며 “두 요인이 겹치면 더 심한 폐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복부비만 성인이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폐기능 감소 정도가 훨씬 크다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며 “복부비만은 그 자체로 각종 호흡기질환과 심뇌혈관질환 발병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로 인한 각종 질환을 초래할 수 있어 복부지방 감량 및 미세먼지 노출 최소화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이자 비만 분야 최고 권위지인 ‘국제비만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