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은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혈관벽이 터져 뇌졸증이나 심근경색 등 돌이키기 어려운 심혈관계 질환으로 나타나는 가장 위험한 질병 중 하나다. 혈관이 거의 막힐 때까지 자각 증상이 쉬이 나타나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에 따르면 콜레스테롤과 관계 깊은 질환인 고지혈증 환자는 2012년 125만7635명에서 2016년 180만310명으로 5년새 43% 증가했다. 특히 2016년 기준 여성 고지혈증 환자 109만361명 중 74만760명은 50~60세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창범 교수는 “2016년 기준 50~60대 여성에게서 유병율이 증가하는 이유는 폐경과 호르몬의 변화로 추측되며, 나이가 들면서 체중이 늘어 비만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지혈증은 한마디로 피 속에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중 한 가지라도 정상보다 많은 상태를 말한다. 체내에 흡수된 지방은 수용성 물질이 아니어서 단백질과 결합해 혈액내로 운반 대사된다. 체내로 흡수된 지방과 대사산물인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인지질, 유리지방산 등은 단백질과 결합해 수용성 형태의 지단백이 된다. 이런 혈청지질이 정상보다 많이 증가하면 고지혈증으로 진행된다.
많이 오해하는 사실 중 하나는 콜레스테롤이 음식물로 섭취된다는 것이다. 인체에서 음식물로 섭취된 콜레스테롤은 전체의 20~30% 수준이고 나머지는 간에서 합성된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는 음식물을 섭취해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의 20~30%만 떨어뜨릴 수 있다.
고지혈증의 원인은 유전적인 결함에 의한 일차성 고지혈증과 질병, 약물, 식이 등 환경인자에 의해 유발되는 이차성 고지혈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통풍, 신장질환, 요독증, 폐색성 간질환, 췌장염, 홍반성 낭창 등은 이차적으로 고지혈증을 동반한다. 약물 중에는 경구피임약, 부신피질호르몬제, 항고혈압약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밖에 알코올과 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발병 위험을 높인다.
공복 상태에서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 미만이면 정상, 200~239㎎/㎗는 주의 단계, 240㎎/㎗ 이상은 고지혈증으로 진단된다. 최근에는 총콜레스테롤 수치보다는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가지고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LDL 콜레스테롤이 160㎎/㎗ 이상이면 명확한 고지혈증, 130~159㎎/㎗이면 경계성 고지혈증, 100~129㎎/㎗ 이하이면 정상으로 분류된다
고지혈증은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다. 장기간 방치할 경우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은 물론 동맥경화를 유발해 심장 및 혈관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궁극적인 치료 목적은 동맥경화를 막고 최종적으로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약물치료가 가장 확실한 치료이며 식사요법, 운동요법, 생활습관 개선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다. 특히 술, 담배, 스트레스, 음식 섭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술은 간에서 지방합성을 촉진해 고지혈증의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는 혈압을 상승시켜 혈관에 부담을 주므로 생활 전반에 걸친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는 어려운 일이므로 속으로 삭히기보다 퇴근 후나 주말에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게 바람직하다.
담배를 태우면 니코틴 등 유해 성분이 혈관과 혈액 성분에 작용해 혈압을 높여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킬 수 있다. 담배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하므로 끊는 것만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음식을 고를 땐 음식의 포화지방산 유무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포화지방산은 주로 동물성 기름이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인 오징어, 새우, 계란 노른자는 포화지방산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채소, 과일, 해조류, 등 푸른생선 등은 콜레스테롤을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