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없어 ‘소리없는 시력도둑’으로 불리는 녹내장의 조기진단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김영국·정진욱·박기호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은 녹내장 조기진단에 ‘황반부 안구광학단층촬영’이 매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중심부 시야손상이 발견된 초기 녹내장 환자에게 ‘눈CT’로 불리는 안구광학단층촬영(OCT) 검사를 실시하면 시신경세포가 위치한 황반부 망막 두께가 시신경 주위 신경층 두께보다 먼저 감소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녹내장은 40세 이상 유병률이 3.5%가량으로 흔한 만성질환이지만 초기 증상이 없어 진단과 치료가 상대적으로 늦고, 자칫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안저 사진촬영검사는 시신경과 주변부를 검사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녹내장 초기에 나타나는 황반부 미세 변화를 발견하는 것은 한계에 부딪혔다.
박기호 교수는 “황반부 안구광학단층촬영은 녹내장 환자를 초기 단계에 세밀하게 진단할 수 있어 향후 검사 방침을 결정하는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국 교수는 “녹내장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어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며 ”특히 녹내장 초기 단계에선 황반부에서 먼저 변화가 발견될 수 있어 시신경은 물론 황반부 검사를 같이 받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안과 분야 최고학술지인 ‘미국안과학회지(Ophthalm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