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이 규칙적이지 않은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에서 흔히 나타나는 지방간의 원인이 남성호르몬 과다분비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김진주·김동희 소화기내과 교수와 최영민 산부인과 교수팀은 비만하지 않은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를 분석한 결과 혈액 속 남성호르몬이 지방간 위험도를 2배가량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여성 중 의외로 월경 주기가 수개월에 한 번일 정도로 불규칙한 경우가 많은데 가장 흔한 이유가 다낭성난소증후군이다.
이 질환은 가임기 여성의 흔한 내분비질환으로 폐경 전 여성의 약 12~20%가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엔 단순 산부인과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인슐린저항성에 의한 남성호르몬 상승이 월경장애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대사질환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비만 동반 비율이 높으며, 비만은 다낭성난소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인이다.
비알코올성지방간과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비만과 인슐린저항성이라는 공통의 위험요소를 갖고 있어 함께 발생할 때가 많다. 이 중 비알코올성지방간은 간에 5% 이상 지방이 쌓인 것으로 알코올성지방간과 달리 과음과 무관하게 발생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흔한 간질환 중 하나다. 비만하지 않은 사람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지방성 간염, 간경화, 간암 등으로 악화된다.
김 교수팀은 서울대병원 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를 방문한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와 정상 여성 등 비만하지 않은(체질량지수(BMI) 25 미만) 총 1167명에게 복부초음파검사를 시행해 지방간 비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의 지방간 빈도는 약 5.5%로 정상인(2.8%)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특히 혈액 내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을수록 발병률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평소 월경주기가 불규칙하고 몸에 털이 많거나 여드름이 많은 것처럼 남성호르몬 과다 증세가 있으면 비만이 아니더라도 지방간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어 전문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약물학과 치료(Alimentary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