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전체식, 이른바 ‘매크로바이오틱(macrobiotic)’ 식이요법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식단의 기본 원리는 일물전체(一物全體)로 유기농곡류와 제철 과일·채소를 주식으로 하되 버리는 부위 없이 씨·뿌리·껍질까지 통째로 먹어 영양소를 온전히 섭취하는 게 핵심이다. ‘사과는 껍질 째 먹어야 좋다’, ‘도정하지 않은 통곡류가 성인병 예방에 도움된다’는 말도 여기에서 나왔다. 존 레논, 마돈나, 마이클 잭슨, 지미 카터·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실천해 유명해졌다.
사과와 양파 껍질엔 항산화 작용을 하는 안토시아닌, 기억력 증진을 돕는 케르세틴, 암세포 성장을 막는 트리터페노이드 성분이 풍부하고 알맹이보다 4배 많은 비타민K가 함유돼 있다. 곡류도 당질을 제외한 영양소의 약 90%가 껍질 부분에, 포도는 대부분의 항산화성분이 씨에 몰려 있다.
설탕 대신 조청·꿀, 정제소금 대신 천일염을 사용하고 육류는 한달에 한 번꼴로만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족한 단백질은 콩·견과류·생선으로 대체한다.
매크로바이오틱 경험자들은 음식을 통째로 먹으면 암·당뇨병·고혈압·비만·치매·아토피피부염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되고, 다이어트나 노화방지에도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건강기능식품 업계에서도 매크로바이오틱이 핫키워드로 대표적인 게 전체식 홍삼이다. 이들 제품은 홍삼을 통째로 갈아 초미세분말 형태로 만든 것으로 홍삼을 물에 달여냈던 기존 제품보다 사포닌(Saponin)의 일종인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 섭취율이 두 배가량 높다고 알려져 있다. 사포닌은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독성물질에 흡착해 체외로 배출시킨다. 면역력 증강 및 항암 작용에도 관여한다
다만 영양소 섭취 증가와 부작용은 별개의 문제다. 전체식을 한다고 해서 기존에 있던 부작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영양소의 체내흡수율이 늘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갱년기여성이나 여성호르몬 관련 부인과질환을 가진 사람이 홍삼을 과다 복용하면 질출혈, 생리과다, 유방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홍삼 주성분인 진세노사이드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estradiol)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데서 비롯된다.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증 환자는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항응고제 등 출혈 위험을 높이는 약물과 홍삼을 동시에 복용하면 코피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5년 식약처가 발표한 ‘영양기능 식품 안전성 평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사례 90건 중 홍삼이 10건에 달했다.
체질상 소음인에게 인삼이나 홍삼이 잘 맞는다고 하지만 100% 정확하다고는 볼 수 없다. 조종진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홍삼은 인삼에 비해 체질에 따른 편차가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과다 섭취할 경우 심장박동 증가, 혈압 상승, 두통, 안면홍조, 코피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체질상 인삼이나 홍삼이 맞지 않다면 마 등으로 대체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껍질이나 뿌리 부분을 잘못 먹었다가 독 성분에 노출되기도 한다. 생물의 껍질과 뿌리는 해충이나 세균에 대한 방어기전으로 독이 들어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복숭아·키위·오이 껍질엔 알레르기유발물질이 존재하며, 감자 껍질엔 알카로이드 성분이 많아 구역감과 설사를 초래할 수 있다. 초오 등 일부 약초나 항암효과로 유명한 그라비올라는 뿌리 부분의 독성이 강해 무분별한 섭취를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