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성인 A씨는 3~4년 전 부터 손끝저림이 왔다. 병원에서는 손목터널증후군이라며 수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손목을 많이 쓰지 않은 데다 세밀한 동작을 하지 않을 때는 견딜만 해서 수술을 미뤘지만 최근엔 밤에 통증으로 자다깨다를 반복하다보니 깊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3개월 이상 지속된 수면장애로 업무와 생활이 엉망이 되자 치료를 결심했다.
손목터널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은 팔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압박성 신경병증이다. 정중신경(Median nerve)이 압박받아 나타난다. 보통 수근관(Carpal tunnel)의 크기나 공간을 줄이는 업무나 가사노동 상황이 정중신경을 압박해 손 저림과 통증을 가져오고 마비를 유발하기도 한다. 바느질 같은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없게 되며, 장시간 손목을 움직이는 행위를 할수록 통증과 증상이 심화된다.
이 질환은 대체로 반복적인 가사노동을 하는 주부,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사무직, 손을 많이 사용하는 생산직에서 발생한다.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해 손목에 지나친 부담을 줬을 때에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이밖에 외상에 의한 부종, 골절이나 탈구로 수근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는 경우에도 나타난다.
A씨는 검사 결과 VAS(통증지수)가 10에 달해 가장 극심한 수준으로 올랐다. 주로 왼쪽 1~4번째 손가락 끝이 저리고 심할 때는 손바닥까지 저렸다. 정중신경의 압박 정도를 파악하는 팔렌검사와 티넬검사 상 양성 소견을 보였으며, 초음파검사 결과 정중신경이 압박받고 부어있는 소견을 확인했다.
심재현 청담마디신경외과 원장은 “정중신경은 손바닥의 약 3분의 2 가량에 해당하는 부위의 감각을 담당한다”며 “1,2,3번째 손가락과 4번째 손가락의 절반까지 정중신경이 지배하므로 이곳이 압박받는 손목터널증후군에 해당한다면 1~4번째 손가락의 저림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A씨는 첫번째 프롤로주사 치료를 받고 통증이 완화돼 진통제를 먹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됐다. 며칠이 지난 후에는 시술 전에 먹었던 약들이 필요 없을 만큼 호전됐다. 3주 뒤 2차 프롤로치료를 받자 첫 치료 당시보다 통증이 약 80% 개선돼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어졌다. 프롤로주사는 고농도 포도당을 환부에 주사해 인대나 조직의 재생을 노리고 염증을 완화하는 비수술적 치료다.
심 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병뚜껑·문고리·열쇠를 돌리는 동작에 어려움이 있고, 물건을 세게 잡는 힘이 떨어지며, 심하면 감각마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프롤로주사를 통해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자가진단 방법 3가지
1. 1·2·3번째 손가락과 손바닥이 주로 저리다.
2. 잠을 자다가 새벽에 증상이 악화되어 잠을 깨곤 한다.
3. 팔렌검사 결과 양성이다. 손목을 완전히 구부려 손끝이 아래로 향하고, 양 손등이 마주 닿도록 한다. 이 자세를 60초 정도 유지했을 때 정중신경 부분에 이상감각이나 손저림이 나타나면 양성반응으로 간주한다.
이들 3가지 증상이 모두 있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일 가능성이 아주 높으므로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