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애브비는 지난 17일 만성 C형간염(HCV) 치료제인 ‘비키라’(성분명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 ombitasvir·paritaprevir·ritonavir) 및 ‘엑스비라’(성분명 다사부비르, dasabuvir)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다고 밝혔다.
비키라·엑스비라 병용요법은 대상성 간경변증을 동반한 환자를 포함한 유전자형 1형(1a형, 1b형 등) C형간염 환자 치료에 리바비린 병용 유무와 관계없이 쓸 수 있다. NS5A 내성변이(RAV) 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에도 처방할 수 있다.
비키라는 유전자형 4형 C형간염치료제로로도 허가받았다. 유전자형 1b형 C형간염을 치료할 때는 리바비린을 병용하지 않는다. 대상성 간경변증 동반, 치료경험 유무, 페그인터페론 치료실패 여부와 관계없이 처방할 수 있다.
유전자형 4형 C형 간염 환자는 HIV 동시감염, 기존 페그인터페론 치료에 실패 경험이나 혈액투석을 포함한 신장애, 간경변증을 제외한 경증의 간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비키라 1일1회, 리바비린 1일 2회로 병용해 치료한다.
만성 C형간염바이러스는 순식간에 돌연변이를 만들거나 복제해 치료하기 어렵다. 비키라·엑스비라는 작용기전이 다른 직접작용제(DAA, Direct Acting Antivirals)로 C형간염바이러스의 생활주기 여러 단계에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이번 허가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동시 감염된 C형간염 환자, 간이식을 받은 유전자형 1형 환자, 차일드퓨(Child-Pugh) A등급인 경증 간장애 환자, 투석을 받는 신장애 환자 등에 기존 주사제인 인터페론 없이 경구약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유전자형 1b형은 한국 등 아시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타입으로 대한간학회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C형간염 환자 중 45~59%가 이 유형에 속한다. C형간염 환자의 15~56%는 20~25년 후 치료가 힘든 간경변증으로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허가는 한국·대만·중국 등 3개국에서 수행된 3상 임상연구를 비롯해 28개국에 걸쳐 3000명이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비키라·엑스비라의 임상 프로그램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비키라·엑스비라 12주 요법은 대상성 간경변증을 동반한 한국·대만·중국 유전자형 1b형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인 ‘ONYX-II’에서 페그인터페론 치료실패 경험 여부와 관계없이 환자 모두(104명)가 치료 종료 시점인 12주째에 지속바이러스반응(SVR12,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로 완치를 의미)에 도달했다. 이상반응은 혈중 빌리루빈 증가, 가려움증, 빈혈 등으로 대부분 경미했다. 연구결과는 지난해 미국간학회에서 발표됐다.
허정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유전자형 1b형 만성 C형간염은 다른 유전자형 대비 간세포암종 발생위험이 약 2배 높다”며 “비키라·엑스비라는 짧은 기간 치료를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경구요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