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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LT-2억제제선 ‘포시가’ 선점효과 뚜렷 … 누적 ‘처방경험’ 압도적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3-10 19:10:02
  • 수정 2020-09-13 16: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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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디앙’ 심혈관혜택 허가사항 추가에 매출증가 기대 … 아직은 ‘포시가’가 10배 큰 시장 차지
SGLT-2억제 계열 당뇨병신약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왼쪽) vs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

체중 감소효과로 주목받고 있는 SGLT-2(sodium glucose cotransporter-2,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억제 계열 당뇨병신약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dapagliflozin)’가 시장선점 효과를 살려 성공적으로 안착한 반면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empagliflozin)은 이 계열 약중 유일하게 3상 임상연구인 ‘EMPA-REG OUTCOME’에서 심혈관 및 신장 보호효과를 입증하고도 고전하고 있다.

의료진들이 진료현장에서 같은 SGLT-2 억제 계열에 속하는 약물간에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판단함에 따라 의사 개인의 처방경험이 판매실적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내에 발매된 SGLT-2억제제는 총 3가지로 포시가, 자디앙,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슈글렛’(성분명 이프라글리플로진, ipragliflozin) 등이 있다. 슈글렛은 급여지원 범위가 좁아 선두 포시가와 신참 자디앙 두 약제간의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얀센의 ‘인보카나’(성분명 카나글리플로진, canagliflozin)는 지난해 이 계열 당뇨병약 중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했지만 국내에서는 약가협상 문제로 출시가 장기 보류된 상태다.

지난해 국내 원외처방액 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포시가의 매출은 237억7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0.6% 증가했다. 작년 5월 가장 늦게 급여 출시된 자디앙은 같은 해 21억2600만원을 기록했다. 슈글렛은 17억19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048.2% 증가했지만 일본 말고 다른 나라에서는 아직 존재감이 약하다.
포시가는 2014년 9월, 슈글렛은 2015년 8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각 회사 투자보고서 기준 글로벌 매출은 인보카나가 14억7000만달러(약 1조7041억원)로 전년 대비 7.6%, 포시가가 8억3500만달러(약 9684억원)로 72% 각각 증가했다. 후발주자인 자디앙은 235% 증가했지만 2억100만달러(약 2326억원)에 그쳤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SGLT-2억제제는 포시가이지만 얀센이 아스트라제네카보다 먼저 인보카나를 세계 시장에 출시하면서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보카나는 2013년 3월 미국과 같은 해 11월 유럽에서, 포시가는 2012년 11월 유럽과 2014년 1월 미국에서, 자디앙은 2014년 5월 유럽과 같은 해 8월 미국에서 각각 허가받았다.
 
포시가는 심혈관 및 신장 보호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대규모 장기간 3b상 임상연구 ‘DRCLARE-TIMI58’이 아직 진행 중임에도 이 약을 처방하는 국내외 의료진 사이에서는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허가 적응증 기준으로는 자디앙이 다른 SGLT-2억제제보다 고령이나 사구체여과율(eGFR)이 낮아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 처방할 수 있지만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기존 약과 사용할 때 별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더욱이 SGLT-2억제제가 DPP-4억제제에 비해 젊고 신장기능이 좋은 환자에 주로 처방되기 때문에 이런 이점이 처방 증가에 이렇다할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포시가의 2b 및 3상 임상연구 21건을 메타분석한 결과 자디앙의 장점은 SGLT-2를 억제하는 전체 약물의 계열효과(class effect)로서 포시가에도 똑같이 발휘될 것이라고 학계는 잠정적으로 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포시가는 2건의 3상 임상연구에서 투약 12주 후 위약 대비 알부민뇨(단백뇨의 한 종류) 발생률을 33.2% 낮췄다.  

멀린 토마스(Merlin Thomas) 호주 베이커 IDI심장·당뇨병연구소 교수는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당뇨병학술대회(ICDM)’ 방문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포시가와 자디앙은 분자 구조가 매우 비슷하고 SGLT-1보다 SGLT-2에 대해 결합력이 강하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고된 포시가 정보와 기존 연구결과를 참고하면 심혈관·신장 보호효과는 SGLT-2억제제의 계열적 특성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디앙이 입증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효과가 SGLT-2억제제의 기전적 효과인지 개별 약물의 특성인지는 내년 하반기에 명확해질 전망이다. 포시가의 DRCLARE 임상은 환자 1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4년 이상 추적관찰한 연구로 2019년 4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7000여명 환자를 대상으로 3년간 진행된 자디앙의 EMPA-REG OUTCOME 연구보다 규모가 크다.

인보카나도 여러 건의 3상 임상연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위약 대비 고밀도지단백(HDL) 결합 콜레스테롤 수치는 더 높이고 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춘 것으로 확인돼 심혈관 보호효과가 기대된다. 얀센 역시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은 목적으로 인보카나에 대해 환자 4000여명을 대상으로 5년 이상의 장기간 임상시험인 ‘CANVAS’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는 2018년 6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포시가 및 인보카나는 미국에서 시판 후 부작용 보고에 따라 식품의약국(FDA) 허가사항에 급성신손상 관련 주의가 추가되면서 자디앙이 경쟁에 유리해졌지만 베링거인겔하임이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급성신손상 위험 역시 SGLT-2억제제의 기전적 특성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래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포시가 및 인보카나의 사용 주의사항에 미국 FDA가 급성신손상을 추가한 것은 관련 연구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자디앙은 아직 이같은 임상데이터가 없어서 언급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작년 12월 미국에 이어 지난달 유럽에서 자디앙 허가사항에 심혈관혜택이 추가되면서 SGLT-2억제제 시장에 얼마나 변화를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이같은 효능은 EMPA-REG OUTCOME 임상연구에서 앞서 확인된 사실로 효과 및 안전성 관련 장기간 데이터가 축적되기 전까지는 자디앙의 처방이 급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국내 만성 신장질환자를 대상으로 신손상 위험 관련 꼬리표를 떼기 위한 임상 3상에 착수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포시가를 DPP-4(디펩티딜펩티다제-4, dipeptidyl peptidase-4)억제제에 버금가는 대표적인 당뇨병약으로 키우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에 비해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당뇨병 2차치료제 중 기존 대형 품목인 DPP-4억제제 ‘트라젠타’(성분명 리나글립틴, linagliptin)와 자디앙간 처방이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소극적 행보를 보인다는 평가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한국릴리·유한양행과 함께 트라젠타와 자디앙 등을,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CJ헬스케어와 포시가를 공동 판매하고 있다.   

한편 베링거인겔하임이 SGLT-2억제제인 자디앙과 DPP-4억제제인 트라젠타를 합친 복합체 ‘글릭삼비’(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리나글립틴)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가 포시가에 자사의 DPP-4억제제인 ‘온글리자’(성분명 삭사글립틴) 결합한 ‘큐턴’(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삭사글립틴)을 각각 미국과 유럽 등에서 허가받아 당뇨병 부문에서 이들 회사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차봉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SGLT-2억제제는 DPP-4억제제만큼 처방 건수가 많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환자에 적절한 시기에 사용하면 당뇨병의 근본 병인을 치료하는 약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의료진 입장에서는 실제 처방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보험급여 지원 범위가 확대되면 사용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 약의 안전성 및 효과 관련 신뢰도가 빠르게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SGLT-2억제제는 신장 사구체여과 과정에서 포도당을 재흡수하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 작용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이 세뇨관에 재흡수되는 것을 차단하고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낮춘다. 이에 체중 및 혈압 감소효과가 있는 게 특징이다. 하루에 포도당이 약 70g 소변으로 배출돼 280㎉ 가량 칼로리가 제거된다.

또 인슐린에 의존하지 않는 기전으로 당화혈색소를 낮추면서도 췌장의 베타세포를 자극하지 않는다. 자디앙의 임상연구 EMPA-REG OUTCOME 결과를 근거로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낮추고 신장기능을 개선하는 추가적인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돼 DPP-4억제제를 보완할 당뇨병 2차치료제로 부상하고 있다. 1차치료제인 메트포르민(metformin) 단일요법으로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데 한계가 있다.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가벼운 요로 및 생식기감염증이 꼽힌다. 중증도 이상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약의 작용기전 상 효과가 떨어지고 안전성 문제로 복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또 루프계 및 치아자이드계 이뇨제와 같이 쓸 경우 탈수 증상을 일으켜 주의해야 한다.
 
DPP-4억제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장관호르몬 인크레틴이 DPP-4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반응을 막는다. 다른 기전의 당뇨병약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 2차치료제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온글리자 임상 ‘SAVOR-TIMI53’ 결과를 계기로 DPP-4억제제가 심부전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부작용 이슈가 제기됐으나 이후 심혈관 안전성이 위약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김신곤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온글리자의 SAVOR-TIMI53 임상연구 결과 위약 대비 상대적위험(relative risk) 증가율은 27%로 수치가 커보이지만 절대적위험(absolute risk difference)은 0.4% 상승해 실제 사건 발생률은 적었다”고 평가했다. 

MSD(미국 머크)의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Sitagliptin)는 대규모 임상연구 ‘TECOS’에서, 다케다제약의 ‘네시나’(성분명 알로글립틴, alogliptin)는 ‘EXAMINE’ 임상에서 심혈관 안전성 관련 위약 대비 비열등성이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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