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당장 커지는 건 아니라서 이거라도 사 보려고요.” 대학 새내기 최모 씨(20)는 새학기를 앞두고 인터넷에서 비장의 패션아이템 ‘어깨패드 티셔츠’를 구매했다. 그는 “어깨가 너무 좁아 별명도 ‘면봉’”이라며 “처음엔 웃어넘겼지만 친한 여자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거절당한 이후로 점점 콤플렉스가 심해져 대책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코코넛이 박힌 듯 탄탄한 어깨는 남성미를 한껏 끌어 올린다. 2010년 초반까지 남녀 모두 ‘스키니한 몸매’가 대세였다면 최근엔 정돈된, 힘이 느껴지는 보디라인이 이상향이다. 특히 넓은 어깨는 남성의 ‘핏’을 살려주는 요소다. 셔츠나 수트핏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후줄근한 티셔츠 한 장만 입어도 눈길이 간다. 배우 유지태·줄리엔강, 가수 비 등이 대표적인 ‘어깨깡패’로 통하고 있다.
한국 남성의 평균 어깨 넓이는 45~48㎝로 알려져 있다. 최근 네티즌들은 컴퓨터 앞 ‘키보드’로 자신의 어깨가 어느 수준인지 가늠하기도 한다. 키보드는 대개 가로 길이가 44~46㎝인데, 이를 넘어서면 넓은 편이고 이에 미치지 못하면 좁다고 본다.
흔히 어깨는 타고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배우 이수혁·김우빈은 후천적으로 어깨를 독하게 ‘생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여성의 가슴은 타고나는 부분이 크고, 마음대로 키울 수 없지만 어깨는 다르다. 과거 모델 활동 당시 가냘프던 몸매를 멋진 근육질로 키웠던 만큼 노력하면 누구나 역삼각형의 멋진 체형에 가까워질 수 있다.
물론 이들은 어깨뿐만 아니라 광배근·가슴근육·삼두·이두 등 상반신을 전반적으로 키웠다. 어떤 운동이든 특정 부위에만 집중하는 것보다 밸런스를 맞춘 게 정석이다.
하지만 연예인처럼 관리할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이라면 심플하게 ‘풀업’(pull up)으로 광배근을 키우고 덤벨을 머리 쪽으로 들어올리는 ‘오버헤드 덤벨프레스’(Overhead Dumbbell Press)로 삼각근을 자극해 ‘어깨 뽕’을 키워주는 방식부터 시작해본다.
풀업은 상체운동의 기본으로 과거 체력장에서 테스트용으로 활용되던 턱걸이다. 보디빌더의 우상 아놀드 슈워제네거도 “만약 상체운동 중에 한 가지만을 해야 한다면 풀업을 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풀업은 상체운동의 꽃이다. 이를 활용하면 등은 물론 어깨까지 단련된다. 손바닥이 전방을 향하는 오버그립(over grip)으로 철봉을 잡는 게 포인트다. 간격을 넓게 잡을수록 광배근 개입이 커져 등이 넓어지는 데 도움이 된다.
어깨에만 강한 자극을 주고 싶다면 ‘오버헤드 덤벨 프레스’와 ‘사이드 래터럴레이즈’(Side lateral raise) 두 가지를 추천한다. 어깨는 근섬유가 많은 부위여서 초보자가 굳이 무리해서 중량을 높여 운동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어깨를 감싸고 있는 근육을 발달시킬 때 가장 기본적인 운동은 머리 위로 물건을 들어 올리는 것이다. 오버헤드 덤벨프레스는 ‘기초에 충실한’ 동작이다. 간단하지만 어깨를 구성하는 삼각근, 상완삼두근, 흉근 상부까지 발달시킬 수 있다. 어깨보다 넓게 서서 덤벨을 들고 가슴 위까지 들어 올린 뒤, 바로 숨을 내쉬며 머리 위로 들어 올린다. 팔꿈치는 완전히 펴지 않고, 약간 구부린 상태까지 들어 올리는 게 포인트다. 천천히 처음의 자세로 돌아오면 된다. 등과 허리는 항상 곧게 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덤벨을 위로 올릴 때 이마 앞쪽으로 팔이 나가지 않아야 제대로 된 자극을 느낄 수 있다. 또 덤벨이 뒤쪽으로 넘어가면 어깨를 바깥쪽으로 돌아가게 만들어 탈구될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처음부터 과한 무게로 운동하면 어깨근육과 힘줄에 무리가 가게 된다. 이를 방치하면 회전근개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사이드 래터럴레이즈는 덤벨을 쥔 손을 양 옆으로 들어올려 자연스럽게 수평으로 올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다. 어깨너비로 다리를 벌리고 서서 손바닥이 몸 쪽을 향하게 덤벨을 들고 허벅지 옆에 위치시킨다. 팔꿈치를 살짝 구부려 고정한 상태에서 숨을 들이마시면서 팔이 어깨와 평행이 될 때까지 덤벨을 양옆으로 천천히 들어 올린다.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덤벨을 내려 허벅지 옆으로 가져가는 동작을 반복한다. 내려올 때 천천히 내려야 저항을 느끼고 근육의 긴장이 최대한 유지된다. 이는 측면삼각근에 자극을 주는데, 이 근육이 발달할수록 옆으로 볼록해지면서 어깨가 넓어 보인다. 이때 어깨 높이 이상으로 덤벨을 올리면 승모근의 개입이 커져 주의한다.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교수는 “어깨를 키우는 것도 좋지만 어깨통증이 있다면 어깨에 체중을 싣는 운동이 인대손상이나 근육 파열을 유발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건강한 사람이라도 본운동에만 신경쓰느라 준비운동에 소홀한다면 부상에 노출될 우려가 커진다”며 “운동 시행 전 준비운동만 열심히 해도 몸은 수행해야 할 운동에 미리 적응하게 돼 부상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당장 어깨를 키우고 싶다면 의학의 힘을 빌릴 수 있다. 최근엔 운동에 소질이 없거나, 운동에 투자할 시간이 없거나, 선천적으로 골격이 작거나, 어깨 변화를 하루만에 원하는 남성들을 위해 ‘보형물 어깨성형’도 이뤄지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고 어깨나 가슴뼈 자체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실리콘 보형물을 삼각근 부위에 넣어 볼륨을 증대시키면 이같은 선천적인 문제가 해결된다. 시술 후에는 어깨 전체가 3~5㎝ 넓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선 500만원대로 한국보다 미국 등에서 성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