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원인 전세계 1위, 국내 2위를 기록 중인 심혈관질환의 치료법 중 ‘녹는 스텐트’를 이용한 관상동맥중재술이 주목받고 있다. 관상동맥중재술은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풍선과 스텐트를 이용해 막힌 관상동맥을 뚫거나 확장한다.
팔·다리 작은 혈관 속으로 풍선이 달린 도관(카테터)를 넣은 뒤 막힌 부분에서 풍선을 부풀려 혈관을 뚫어준다. 이후 특수 금속으로 이뤄진 격자 모양의 작은 튜브링 스텐트를 넣어 재협착을 막는다. 하지만 기존 스텐트는 몸에 이물질로 작용해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에 혈전이 생길 수 있다. 갑자기 큰 혈전이 생기면 심장혈관을 막을 수 있어 스텐트시술을 받은 환자는 평생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김현중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혈관은 스스로 수축과 이완을 통해 늘어나거나 줄어든다”며 “혈관 유지를 위한 호르몬 분비도 왕성한데 혈관에 스텐트가 있으면 아무래도 혈관기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녹는 스텐트는 생체흡수용 소재로 만들어져 삽입 후 2~3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혈전 생성 등 부작용도 덜해 혈관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
시술 후 평생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김 교수는 ”이론적으로 스텐트가 녹아 없어진 2~3년 뒤에는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제 복용을 중단해도 된다”며 “하지만 녹는 스텐트가 도입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장기 연구결과가 없으므로 복용을 중단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속스텐트보다 재시술도 용이한 것도 강점이다. 김 교수는 ”흔하진 않지만 스텐트를 삽입한 혈관이나 그 아래쪽에 문제가 생기면 재시술이 어렵다”며 “녹는 스텐트는 자연스럽게 사라져 이후 문제가 발생해도 재시술이 쉽다”고 설명했다.
초기 모델인 만큼 아쉬운 점도 있다. 김 교수는 “병변 부위가 구불구불하거나 딱딱한 부위 시술은 아직 녹는 스텐트를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기존 시술보다 소요 시간이 길고 결과 모니터링을 위한 혈관내초음파검사가 필요해 비용이 추가되는 게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병변 형태가 간단하고 50대 이하인 환자에게는 녹는 스텐트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