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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혀내밀기, 비호감 부르는 안면비대칭 원인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2-26 22:39:55
  • 수정 2020-09-13 16: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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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아래 앞니 밖으로 밀려 부정교합 유발 … 손가락빨기·손톱깨물기 구강 惡습관
 모유수유를 하는 아이는 젖을 먹는 과정에서 턱과 혀를 모두 사용하므로 턱이 잘 발달하고 혀 움직임에 따라 치열이 고르게 발달한다.
좌우 대칭이 맞는 균형잡힌 얼굴은 호감형 인상의 첫번째 조건이다. 보통 양쪽 눈을 수평으로 이은 선과 입술의 가로 선이 평행하고, 코끝과 턱끝이 얼굴 전체의 중앙선에 위치하면 얼굴이 균형감 있다고 평가한다. 좌·우 턱라인과 볼살의 도톰함 정도까지 대칭을 이루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처럼 어린 시절 잘못된 습관은 얼굴의 균형을 무너뜨려 외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유소아의 손가락 빨기, 혀 내밀기, 입술 및 손톱깨물기 등 습관은 치아와 악관절이 틀어지는 부정교합을 초래해 얼굴의 균형미를 떨어뜨린다. 심하면 성인이 된 뒤 말처럼 얼굴이 길어보이거나 입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실제로 유소아기와 성장기에 부정교합이었던 사람의 약 40%가 턱뼈 성장에 문제가 생겨 어른이 된 뒤 안면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유아 대다수가 갖고 있는 습관인 손가락 빨기는 정도가 지나치면 위·앞니가 바깥쪽으로 튀어나와 얼굴 전체의 균형이 틀어진다. 생후 3개월 무렵이 되면 손가락을 입 안에 가득 집어넣고 빨아대기 시작한다. 손 활동이 자유로워지는 생후 6개월부터는 손에 잡힌 물건을 빨면서 손가락 빨기가 줄어든다. 의학적으로 이런 습관은 2~3세까진 정상적인 과정으로 보며, 3.5~4세가 되면 저절로 사라진다. 하지만 20~30%의 비율로 3~4세가 되어도 손가락을 빠는 습관이 나타날 수 있다.

이동렬 고려대 구로병원 치과 교수는 “손가락을 입에 물고 빠는 습관이 반복되면 위쪽 앞니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밀려 치아 배열이 불규칙해지고, 이 과정에서 아래턱이 손가락에 눌려 위·아래 치아가 맞물리지 않는 개방교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정없이 개방교합 상태가 지속되면 성인이 된 뒤 입 부분이 돌출되거나 얼굴의 좌우 균형이 틀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손가락 빨기가 치아에 미치는 영향은 압력 크기보다 빈도와 더 깊게 관련된다. 예컨대 손가락을 간헐적으로 강하게 빠는 아이보다 강도가 약하더라도 6시간 이상 손가락을 빠는 아이가 부정교합 위험이 높다.

이밖에 입술과 손톱을 이로 깨무는 습관은 앞니 치아뿌리를 짧아지게 해 앞니 전체가 틀어질 수 있다. 손톱은 각종 세균이 많이 모이는 곳이어서 위생상으로도 좋지 않다.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깨무는 습관은 정서적인 불만을 해소시키기 위해 나온다. 친구와 놀고 싶은데 성격 탓에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맴돌 때, 동생에게 엄마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불안할 때처럼 아이의 마음 속에 변화가 일어났을 때 이런 행동이 나타나기 쉽다. 즉 억지로 손가락 빨기를 못하게 하면 또다른 악습관이 생기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질 수 있어 단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아이가 혀를 살짝 내밀며 활짝 웃는 모습은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만 이런 습관이 지속되면 되도록 빨리 병원에 가보는 게 좋다. 혀는 치아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사람이 침을 한번 삼킬 때 혀는 1.2초 정도 아랫니 혹은 윗니에 닿았다 떨어지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하루 1000번 정도 침을 삼킨다고 가정하면 일평균 20여분간 혀가 치아에 미세한 힘을 가하는 셈이다. 

보통 아이는 만 6개월부터 앞니가 나서 만 3세가 되면 유치열이 완성된다. 치아가 없는 유아기에는 침을 삼킬 때 혀를 내미는 게 정상이다. 이를 ‘유아기 연하습관’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시기 이후에도 혀를 앞으로 내미는 습관이 지속되면 혀가 위·아래 앞니를 앞으로 밀면서 치아 틈이 벌어지고 앞니 사이가 뜨는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주걱턱이나 부정교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치가 나면 적당히 딱딱한 음식을 먹어야 정상적인 혀운동과 연하작용이 가능해진다. 이 시기를 놓쳐 부드러운 음식만 먹일 경우 유아기 연하습관이 지속돼 혀를 계속 내밀게 된다. 
비염 탓에 입으로 숨을 쉬는 버릇이 있는 아이는 입을 지속적으로 벌려 얼굴 모양이 길어져 자칫 말상이 될 수 있고 혀를 앞으로 내밀 확률도 높다.

꼭 아이가 아니라 성인이라도 평소 혀 위치에 신경쓰는 게 좋다. 이 교수는 “말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면 혀의 몸통 부분은 입 천장, 혀끝은 아래쪽 앞니 잇몸이나 그 밑에 위치해야 정상”이라며 “혀가 입천장 쪽에 올라와 있지 않으면 교정치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혀가 아래로 계속 처져 몸통 부분이 입천장에 닿지 않는다면 껌을 이용해 혀를 들어 올리는 연습을 한다. 껌을 입안에서 동그랗게 말고 혀로 입천장에 붙인 뒤 혀를 사용해 입천장에 붙인 껌을 눌러 넓히기를 반복하면 된다. 껌 없이 혀로 입 천장을 10초 정도 꾹 누르고 힘을 빼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도 도움된다.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자란 아이가 손가락을 계속 빨거나 혀를 내민다면 강압적으로 혼내거나 놀리기보다는 조용하고 친밀하게 타이르는 게 좋다. 주변 사람들과 약속을 통해 잘못된 습관을 기록하게 한 뒤 잘 지켰을 때 칭찬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지도만으로는 습관이 사라지지 않을 땐 치과에서 ‘텅 크립(tongue crib)’ 같은 교정장치를 착용하는 게 좋다. 교정장치는 치아에 적당 강도의 압력을 가해 치아를 바로잡아 주고 혀를 앞으로 내밀거나 손가락을 빨지 못하게 막아준다. 아이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 왜 교정장치를 착용해야 하는지 대화로 잘 이해시키는 과정도 중요하다.

모유수유는 아이의 부정교합을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다. 2013년 카렌 글래이저 페레즈(Karen Glazer Peres) 호주 애들레이드대 교수팀이 1303명의 유아를 대상으로 5년간 모유수유 기간과 부정교합 발생률간 연관성을 추적조사한 결과 생후 3~6개월간 모유수유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윗 치아가 아래 치아를 심하게 덮는 부정교합인 수직피개교합 위험이 33% 낮았다. 6개월 이상 모유수유한 아이는 44%나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젖을 빨거나 이유식을 먹을 때 턱을 움직이는 행위는 턱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생성을 활성화한다. 또 모유수유를 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턱과 혀를 모두 사용하므로 턱이 잘 발달하고 혀의 움직임에 따라 치열이 고르게 발달한다. 
유치열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생후 7~8개월부터는 묽은 이유식에서 약간 씹는 질감의 이유식으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브로콜리, 쇠고기, 달걀노른자 등은 씹는 느낌을 줘 턱과 치아 발달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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