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일·최문형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영상의학 검사인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내장지방과 지방간 사이의 상관관계를 증명한 연구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촤 교수팀은 간 공여 가능성이 있는 일반인 중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분광법(MRS)을 포함한 간 MRI 검사를 받은 95명을 분석했다. CT 검사로 전체지방·피하지방·내장지방·근육면적·배둘레, MRI로 간의 지방 침윤 정도를 측정하고 수치화했다. 그 결과 간의 지방 침윤 정도는 전체 지방·내장지방·피하지방·근육 면적, 배둘레, 체질량지수(BMI), 내장지방 대 피하지방 면적 비율 등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이중 내장지방 면적이 간 지방 침윤 정도와 관련성이 가장 높았다. 특히 다중회귀분석에서 내장지방이 많은 남성이 간 지방 침윤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다.
그동안 지방간 진단을 위해 간 일부를 생검용 바늘로 떼어내는 조직검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같은 침습적인 방법은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고, 간의 일부 표본만으로는 간 전체의 지방간 진행 정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결국 병리학자가 주관적으로 검사결과를 판단하다보니 검사 정확도가 떨어졌다.
반면 영상의학 검사는 비침습적이고 객관적으로 여러번 측정할 수 있어 지방간을 진단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MRS은 가장 정확한 지방간 진단법으로 간의 지방 침윤 정도를 객관적 수치로 정량화할 수 있다.
체내 지방은 분포에 따라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나뉜다. 내장지방은 장기 내부나 장기와 장기 사이의 공간에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로 복부비만으로도 불린다. 한국인 허리둘레 기준으로 남자 90㎝(35.4인치), 여자 85㎝(33.5인치) 이상인 경우에 해당된다.
정상 간은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 정도다. 이보다 많은 지방이 축적된 게 지방간으로 장기간 방치하면 간세포가 파괴되는 염증 상태인 지방간염을 거쳐 간조직이 섬유화되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
지방간의 가장 큰 원인은 과음과 비만이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대부분 술만 끊어도 정상으로 회복할 수 있다. 최근에는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성인병이 늘어감에 따라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 질환은 평소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해 당뇨병이나 심뇌혈관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높다.
40~50대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대신 운동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야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률이 높다. 특별한 치료약이 없어 운동을 꾸준히 하고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은 늘리는 식단을 유지해 내장지방을 줄여야 한다.
최준일 교수는 “영상검사의 발달로 내장지방 면적과 간 지방 침윤 정도를 비침습적으로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지방간 진단 후 건강 상태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파악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 임상영양 및 대사증후군학회 공식학회지 ‘임상영양학(Clinical Nutrition, Impact Factor=4.487)’ 지난해 12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