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환자 10명 중 한 명은 다른 암으로 치료받은 병력이 있고, 2차암 발병위험이 8.3%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변석수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은 2003년 5월~2013년 3월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3866명을 조사한 결과 361명(9.3%)이 전립선암 진단 전이나 후에 다른 암으로 치료받은 병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암 제거를 위해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을 받은 환자 1915명을 추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2차암이 발생하거나 이전에 있었던 환자는 159명(8.3%)에 달했다.
미국 ‘SEER(Surveillance, Epidemiology and End Results)’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암생존자는 2차암에 걸릴 확률이 암 비경험자에 비해 약 1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7세 미만 소아청소년 암생존자는 2차암 발생률이 6.1배나 높았다.
2차암은 기존에 암이 발생한 부위가 아닌 다른 장기에서 암세포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위치에 암이 다시 자라는 재발암이나 같은 암세포가 혈관이나 림프 등을 타고 다른 장기로 옮겨가는 전이암과 성격 및 치료법이 다르다.
의학발달로 암환자의 생존 기간이 증가하는 만큼 2차암 발생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는 추세다. 결국 다발성 암이 발생한 환자의 유전적 취약성, 원발암 치료법 등에 대한 연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립선특이항원검사수치(PSA), 주변조직 침윤(EPE), 정낭 침윤(SVI), 절제면양성(Positive Surgical Margin) 등 검사 결과는 전립선암의 생화학적 재발(BCR)과 연관된다. 하지만 2차암은 전립선암 재발과는 관계가 없어 원발암과 2차암의 관계 및 치료법 관련 연구에서 새로운 기준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변 교수는 “적어도 전립선암 환자에선 2차암 존재 여부가 더 나쁜 예후를 초래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2차암은 환자에게 큰 절망감을 줄 수 있지만 주치의와 함께 치료에 충실히 임하면 여전히 완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비뇨기암 연구 관련 저명 학술지인 ‘임상생식비뇨기암(Clinical Genitourinary Cancer)’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