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70% 이상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건보공단은 2012~2015년 4년간 건강보험 적용대상자 중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요양기관을 이용한 진료현황을 분석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혈액 속에 증가된 갑상선호르몬에 의해 전신 장기에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더위를 참지 못하고, 피로감을 느끼며, 두근거림과 떨림이 나타나고, 땀이 많이 난다. 신경과민·불면·체중감소·여성월경장애·가려움증·잦은 배변 및 설사 등도 나타난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90% 이상의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이다. 혈액 속에 갑상선 세포를 자극해서 호르몬 생성을 촉진하는 항체가 존재해 병을 일으키게 된다. 이밖에 갑상선결절에서 호르몬을 과다 생성하는 ‘중독선종’이나 뇌하수체 종양으로 유발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갑상선염에 의해 일시적으로 호르몬이 증가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엄밀히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아니라 갑상선중독증으로 본다. 중독증일 경우 약제투여 없이 호전된다.
연도별 진료현황 추이를 분석한 결과,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5년 23만3000명으로 2012년 24만5000명에 비해 4.9%(1만2000명) 감소했다. 인구 10만명 당 진료인원도 감소했다. 2012년 494명에 비해 2015년에는 6.5% 감소한 462명으로 집계됐다.
진료비는 2015년 기준 763억원으로 2012년 694억원에 비해 9.8%(68억원) 증가했다. 반면 입원·내원일수는 같은 기간 118만일로 2012년 122만일에 비해 3.5%(3만일) 줄었다.
2015년 기준 연령대별 갑상선기능항진증 건강보험 진료현황 비교 결과, 30대~50대가 전체 진료인원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가 전체 진료인원의 22.9%(5만3000명)를 차지했고 이어 40대 22.4%(5만2000명), 30대 20.9%(4만8000명) 순이었다.
인구 10만명 당 진료인원 수는 50대가 657명으로 분석돼 가장 많았다. 이는 전체 연령 평균인 462명보다 195명을 웃도는 수치다. 이밖에 60대와 30대(각 625명), 40대(599명), 70대(480명)에서 평균치 이상의 진료인원을 보였다.
남주영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대부분은 20~6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며 “자가면역질환은 특성상 젊은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40~50대의 환자가 많은 것은 20~30대에 발병한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누적됐거나, 병원 이용 빈도가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되는 40대 이후에 20~30대보다 높아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갑상선기능항진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레이브스병은 약물치료로 완치율이 낮기 때문에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점도 한몫한다”고 덧붙였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2015년 기준 성별 진료현황에 따르면 인구 10만명 당 진료인원은 여성이 667명으로 남성 259명보다 2.6배(408명) 많았다.
전체 진료비의 69.6%(530억 원)는 여성 환자에게 쓰였다. 남성 진료비 232억원에 비해 2.3배 더 많은 액수다. 하지만 1인당 평균 진료비는 남자가 35만3000원으로 여성 31만6000원보다 3만7000원 가량 많았다.
남 교수는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은데도 1인당 평균 진료비는 남성이 더 높은 것은 남성이 여성보다 건강관리에 소홀하다보니, 진료 시 다른 질환을 염려해 더 다양한 검사를 받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2015년 기준 진료형태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진료비 중 94.9%가 외래 및 약국 진료비로 지출됐다. 그 중 외래 진료비가 68.1%(52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약국 26.8%(204억 원), 입원 5.0%(38억 원) 순이었다.
1인당 평균 진료비를 비교해 보면 입원진료비는 142만원으로 외래진료비 22만원 대비 6.3배, 전체 평균 진료비 33만원 대비 4.3배 높았다.
2015년 기준 요양기관종별 진료비 지출비중은 종합병원이 전체 43.1%(328억원)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약국 26.8%(205억원), 의원 24.2%(185억원) 순으로 구성 비율이 높았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대개 약물치료, 방사성요오드(옥소), 수술(갑상선절제술) 등으로 치료한다. 대부분 약물치료로 시작하며,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조절이 원활치 않은 경우 방사성요오드와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유전적 요인이 상당해 가족 중 기능항진증 환자가 적잖은 경우 갑상선 기능검사를 해보는 게 유리하다.
남주영 교수는 “자가면역성질환은 공통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악화요인인 만큼 일상생활에서 규칙적인 생활과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관건”이라며 “갑상선에 좋다고 알려진 해조류와 요오드 보충제는 오히려 갑상선 기능항진증 환자에게 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