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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다가 갑자기 ‘픽’ 쓰러지면 미주신경실신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2-17 10:49:56
  • 수정 2020-09-13 16: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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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 시술받다 과도하게 긴장해 겪는 여성 많아 … 쪼그려앉아 다리꼬면 증상 완화
어지럼증 등 미주신경성실신 전조증상이 나타날 땐 한 발을 다른 발 앞쪽에 둬 다리를 X자 형태로 만들면 갑자기 쓰러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직장인 윤모 씨(31·여)는 얼마전 피부과 시술을 받고 나오다가 갑자기 기억을 잃고 쓰러지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정신을 차린 뒤 혹시 마취가 잘못됐나 싶어 병원에서 확인해봤지만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전에도 야근 후 집에 들어가는 길에 쓰러진 경험이 있어 대학병원에 가 정밀검사를 받아본 결과 저혈압으로 인한 미주신경실신일 확률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원래부터 미주신경이 예민한 데다 최근 과도한 스트레스가 겹친 게 화근이었다.

멀쩡해 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실신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얼마 전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던 모 경제 채널 케이블방송 여성앵커가 갑자기 ‘아휴’ 하며 쓰러지기도 했다. 다행히 방송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받은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승용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실신을 유발할 만한 특별한 질병이 없는데 갑자기 쓰러지는 증상은  미주신경성실신, 과호흡, 편두통 등이 원인으로 이 중 미주신경실신일 확률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부교감신경의 하나인 미주신경은 경동맥을 따라 심장과 연결돼 심장박동을 줄이고 혈압을 떨어뜨려 신체 전반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이 과정에서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반동으로 부교감신경이 함께 흥분한다. 이럴 경우 필요 이상으로 심장박동이 느려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부족해져 의식을 잃고 쓰러지게 된다. 

실신의 가장 흔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전체 실신 중 미주신경성 실신은 40세 미만 68%, 40~60세  49%, 60세 이상 34%에 달한다. 뇌졸중 등 심뇌혈관 문제로 실신하는 경우는 10~20%에 그친다. 
특별한 질병이 없는 정상인이 수십 초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고 넘어지면서 골절이나 뇌진탕 등 손상을 당할 수 있다.

실신은 난방 등으로 너무 더운 곳에 있거나, 장시간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수면부족·음주·감정적 동요·피 보는 것을 겪거나, 신체 손상에 대한 공포를 느끼거나, 대·소변을 과도하게 참거나, 정맥채혈 또는 주사를 두려워하거나, 공복 또는 과식 등이 겹칠 때 발생할 수 있다. 선천적으로 미주신경이 예민한 것도 발병원인 중 하나다. 특히 젊은 여성 중 사랑니를 뽑거나 시술 등을 받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긴장해 시술 후 걸어나오다 갑자기 쓰러지는 사례가 꽤 많다. 

보통 전조증상으로 피로감, 하품, 구역질, 식은땀이 난다. 그러다 곧 얼굴이 창백해지고 머리가 텅 비는 느낌이 들면서 눈앞이 캄캄해진다. 바닥에 쓰러진 뒤 수십 초 내에 특별한 조치가 없어도 의식을 회복한다. 
전조 증상이 있을 땐 바로 눕거나 앉아 휴식을 취해야 한다. 쪼그려 앉아 다리를 꼬고, 양손 주먹을 서로 밀어내는 동작을 취하는 것도 도움된다. 서 있을 경우 한 발을 다른 발 앞쪽에 둬 다리를 X자 형태로 만들면 혈압이 조금 상승해 실신을 예방할 수 있다.
신 교수는 “평소 운동을 하지 않고 움직임이 적은 사람이 과음, 수면부족, 지나친 다이어트 혹은 폭식, 스트레스 등을 경험하면 실신 위험이 높아진다”며 “미주신경을 포함한 자율신경계는 근육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꾸준한 근력운동으로 전신근육을 강화하면 실신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실신을 경험하면 단순한 미주신경성 실신인지, 다른 치명적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미주신경 외에 실신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기립성저혈압, 심장질환, 신경계질환 등이 꼽힌다. 특히 협심증·심근경색증·비후성심근증·대동맥판협착증·심부전을 앓고 있거나, 가족력상 돌연사 병력이 있거나, 실신 직전까지 아무런 사전 증상 없이 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거나, 실신 당시 환자 얼굴이 시퍼렇게 되거나, 사지경직 또는 경련을 일으키거나, 저절로 대소변을 보거나, 의식 회복 후에도 금방 주위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할 경우 중증 심장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바로 병원에 가봐야 한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기립경사도검사로 진단한다. 이 검사는 특수 침대에 몸을 고정한 뒤 침대를 0도와 70도로 반복해 움직이면서 심장박동·혈압 변화를 체크한다. 침대 각도가 바뀌고 10~15분 뒤 혈압이나 심장박동이 떨어지면 미주신경성 실신이다.
질병이 아니라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지만 실신이 한번 이상 반복될 경우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약물은 고혈압약으로 사용되는 베타차단제인 ‘메토프롤롤(metoprolol)’이다. 이 약물은 실신을 초래하는 신호가 전달되는 것을 차단해 실신을 예방할 수 있다. 이밖에 파록세틴(paroxetine)·플루옥세틴(fluoxetine)·세르트랄린(sertraline) 등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도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임상근거는 아직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이밖에 이소피라미드(disopyramide)·스토폴라민(scopolamine)·티오필린(theophylline)·메도드린(medodrine) 등 약제들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약물치료 후에도 실신이 자주 발생할 경우 기립경사검사를 반복 시행해 체내 자율신경계가 외부자극에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훈련한다.

갑작스러운 실신을 예방하려면 평소 매일 30분간 걷기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카페인이 많이 든 커피나 차, 알코올이 든 술은 피해야 한다.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서 있거나 공기가 탁하고 밀폐된 좁은 공간에 오래 머무는 것을 피한다.

음주 후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경험이 있는 남성은 평소 소변을 참는 습관을 삼가고, 변기에 앉아 소변을 보는 게 바람직하다. 목욕탕에서 냉탕과 온탕에 번갈아 들어가면 급격한 온도 변화로 실신할 수 있다. 실신했을 때 신체적 외상을 입지 않도록 화장실 등 바닥에 양탄자를 깔아 놓는다. 아침 식사를 챙기고 물은 자주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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