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암학회는 국민에게 간암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매년 2월 2일을 ‘간암의 날’로 제정했다. 1년에 2회씩,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 등 두 가지 검사를 받아서 간암을 조기진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간암학회가 2일 서울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간암의 날 선포식’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간암 생존율은 1기에 발견할 경우 52%에 이르지만 2기엔 36%, 3기 15%, 4기엔 6%로 진단이 늦을수록 크게 떨어진다. 전체 암 사망률 중 간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남성 2위, 여성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환자 1인당 치료비는 평균 6천700만원으로 췌장암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간암은 특히 한국인에게 경제적 부담을 가장 많이 주는 암 중 하나다. 이 질환에 의한 경제적부담은 2000년 2조4000억원에서 2010년 3조5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10년간 모든 암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젊은 중년기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데다 사망률까지 높기 때문이다.
암환자 1인당 본인부담금의 경우 6700만원으로 췌장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국내 간암 환자의 생존율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중앙암등록본부 통계결과 1993~1995년 발생한 간암 환자의 5년 관찰생존율은 10.7%(남자 9.9%, 여자 13.6%)였지만, 2009~2013년엔 31.4%(남자 31.6%, 여자 30.8%)로 높아졌다.
이같은 결과는 간암은 조기에 진단할수록 치료가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기에 발견하면 간절제술이나 간이식 같은 수술적 치료법과 고주파열치료, 경동맥화학색전술 등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높은 치료성적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암종과 달리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이 뚜렷하게 알려져 있어 대비하기 쉽다.
간경변증, B형간염바이러스, C형간염바이러스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간암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게 좋다. 특히 B형간염은 간암 발생 원인의 73%를 차지해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2016년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만 40세 이상 남녀 중 간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상반기 1회, 하반기 1회 등 6개월마다 간초음파검사와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 간암검진 수검률은 30~40%에 불과한 실정이다.
성진실 간암학회 회장은 “간암은 초기에 진단할 경우 충분히 나을 수 있으므로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연 2회씩 정기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홍보하기 위해 2월 2일을 간암의 날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간암을 통제하려면 간암검사를 건강보험 검진 또는 생애전환기 검진에 포함시키고, B형간염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