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자가혈소판으로 난치성 망막질환인 ‘황반원공’을 치료하는 국내 첫 신의술 임상연구가 시작됐다. 박영훈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팀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유리체내 자가혈소판농축액주입술’의 제한적 신의료기술 승인을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선정은 병원의 세포치료센터(센터장 조석구)으로 이뤄졌다.
제한적 신의료기술은 대체기술이 없거나 희귀질환 치료 및 검사를 위해 신속히 임상에 도입할 필요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술로 선정되면 일정 기간 국가가 지정한 병원의 연구팀에 한해 임상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실시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사물의 초점이 맺히는 망막의 중심점인 황반조직이 완전히 떨어져나가는 황반원공 환자 중 근시가 심하거나, 원공 크기가 커서 기존 치료법의 효과가 떨어지거나, 수술 후 재발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황반원공은 노화 관련 질환으로 60세 이상 노년층에서 잘 나타난다. 당뇨병을 앓거나 눈에 외상을 입어도 생길 수 있으며 고도근시이면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여성이 남성보다 발병 위험이 3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리체내 자가혈소판농축액주입술은 말초혈액을 채취한 뒤 원심분리기로 혈소판을 분리해 자가혈소판농축액을 만든다. 이후 유리체절제술 후 유리체 내로 자가혈소판농축액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절제술 시행 시 유리체 내로 상처치유 성분이 많은 혈소판만을 분리농축한 자가혈소판농축액을 손상 부위에 주입해 세포재생을 자연스럽게 유도함으로써 안전하고 유용하다.
박 교수는 “자가혈소판농축액은 황반원공 치료에 잠재적인 유용성을 갖고 있지만 현재까지 전향적 연구가 부족했다”며 “제한적 의료기술에서 처음 시도되는 전향적·다기관(서울성모병원·여의도성모병원·부천성모병원·인천성모병원·대전성모병원·성빈센트병원)·무작위 배정연구로 치료효과에 대한 높은 수준의 근거를 축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