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용안 핵의학과 교수와 송인욱 신경과 교수팀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뇌에 저강도 전기자극치료를 하면 대뇌 포도당 대사가 증가하고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를 11일 국내 최초로 발표했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일반인보다 전반적인 인지능력이 저하된 상태다. 양전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PET-CT) 검사 결과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약 82%가 측두엽과 두정엽의 포도당 대사율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비슷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뇌 포도당 대사는 뇌 활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경도인지장애를 단순 노화 현상으로 여겨 방치하면 1년 내 10~15%의 확률로 알츠하이머 치매로 악화될 수 있다.
정 교수팀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매주 3회씩 3주 동안 비침습적인 경두개직류자극치료(tDCS, 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를 실시하고 PET-CT와 신경인지검사로 뇌기능 변화를 관찰했다. 치료는 전극을 양측 전두엽 영역부위에 부착하고 저강도의 직류전류를 흘려보내 전기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치료 결과 뇌직류전기자극치료를 받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장기간 국소 대뇌 대사량이 증가했고 주관적 기억만족도와 기억력도 향상됐다.
정용안 교수는 “이번 연구로 경도인지장애 초기에 뇌신경조절을 통한 신경생리학적 치료를 실시하면 치매 발병을 늦추고 증상을 개선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증상을 단순한 노화로 여기지 말고 적극 치료받아 삶의 질을 높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욱 교수는 “기존 약물치료는 알츠하이머병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그쳤지만 이번 연구는 치매 증상의 개선 가능성을 높였다”며 “향후 대규모 연구로 비침습적인 뇌직류전기자극치료가 상용화되면 신경퇴행성질환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미래창조과학부의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으로부터 지원받아 실시됐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and Therapy)’ 온라인판 12월 1일자에 ‘비침습 전기자극을 받은 경도인지장애환자의 3주 후 포도당대사 변화(Changes in cerebral glucose metabolism after 3 weeks of noninvasive electrical stimulation of mild cognitive impairment patient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