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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무릎통증, 보행장애에 우울증까지 … 여성 환자 많은 이유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11-08 10:16:49
  • 수정 2016-11-24 18: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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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사노동·폐경 겹쳐 연골손상 가속 … 질환 초기 운동·약물치료, 말기 맞춤 인공관절 삽입

자영업자 서모 씨(67)는 매일 아침마다 동네 공원을 몇 바퀴 씩 돌며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지만 얼마 전부터 한 쪽 무릎이 시큰거리는 증상 탓에 걸을 때마다 불편함을 느꼈다. 최근엔 평소에 무리 없이 올라가던 지하철 계단에서 주저앉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평소 좋아하던 운동도 하지 못하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기자 전엔 없던 우울증까지 동반됐다. ‘이제 늙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구나’라는 생각에 삶에 대한 의욕까지 점차 떨어졌다.

날씨가 갑작스럽게 쌀쌀해지면서 무릎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퇴행성 변화로 약해져 있던 관절이 차가운 기운에 노출되면 주변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면서 관절운동 범위가 감소하고 무릎통증이 악화된다. 걷기 등 기본적인 동작이 불가능해지면서 활력이 줄고 우울증 등 정신적질환이 동반되기도 한다.

탁대현 강남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과장은 “인체는 추위에 노출되면 열의 발산을 막기 위해 자동적으로 근육, 인대, 혈관을 수축시킨다”며 “이 과정에서 근육이 뭉치거나 무릎관절의 유연성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통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운 날씨 탓에 운동량이 줄고 몸을 움츠리면 뼈, 관절, 근육이 더욱 약해지면서 관절통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덧붙였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내의 연골의 점진적인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관절연골 뿐 아니라 주변의 활액막, 뼈, 인대 등에 2차적인 변화가 동반돼 국소적인 염증과 통증이 발생한다. 만성적인 관절질환 중 가장 흔하며 과거엔 단순 노화 현상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엔 관절연골의 질적 퇴화로 간주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인구에서 60% 이상의 유병률을 보인다. 55세 이하에서는 남녀 비율이 유사하지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오랜 가사노동으로 연골이 약해진 상태에서 폐경에 의해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면 골밀도가 낮아져 연골손상이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외상, 비만, 직업적인 이유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

초기·중기·말기 세 단계로 나뉘며 질환이 악화될수록 연골 손상이 가속화돼 통증이 심해진다. 질환 초·중기에는 운동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 내시경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를 병행하면 자기관절을 보존할 수 있다. 말기까지 악화되면 보행이나 수면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통증이 악화되고 다리가 ‘O’자형으로 휘어 뒤뚱뒤뚱 걷게 된다. 이 시기는 이미 연골이 많이 닳아 없어졌기 때문에 연골을 되살리는 보존적 치료보다 인공관절수술이 효과적이다. 이 치료법은 인체에 무해한 인공관절을 이식해 염증과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고 무릎의 기능을 회복시킨다.

최근엔 3D 첨단기술을 이용한 맞춤형 인공관절수술로 환자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미리 계획을 세워 가상의 수술을 시행한 뒤 실제 수술에 들어가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 또 3D프린터를 이용해 환자의 무릎 크기와 모양, 하지정렬 변화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무릎 모형을 출력하고 절제가이드 역할을 하는 맞춤형 수술도구를 사용한다. 하지정렬이 맞춰진 수술도구를 이용함으로써 수술 시간을 줄이고 출혈량을 최소화함으로써 색전증이나 혈전증 등 부작용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된다.

사전에 정밀한 수술계획을 세울 수 있고 환자 무릎에 맞는 수술도구를 사용해 하지정렬 정확도가 높다. 최근 인공관절수술 시 맞춤형 도구를 이용하면 정확도가 향상되고 수술 시간이 단축된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유럽관절경학회지(KSSTA)’에 게재된 ‘Patient-specific instrumentation in total knee arthroplasty: simpler, faster and more accurate than standard instrumentation-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연구에 따르면 맞춤형인공관절수술을 받은 47명과 기존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48명을 비교한 결과 하지정렬, 수혈량, 수술시간, 입원일수 등에서 맞춤형 인공관절수술군이 유의미하게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

탁대현 과장은 “수술 후에는 양반다리나 좌식생활을 줄이고 침대나 의자를 이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하고 무릎 주변 근육과 무릎관절을 지탱해주는 허벅지 앞쪽 대퇴사두근의 근력을 강화해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평지걷기, 자전거타기, 아쿠아로빅, 자리에 앉거나 누워 다리 올리기 등은 무릎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근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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