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최모 씨(25)는 최근 체중감량을 목표로 2주째 조깅에 나서던 중 발목을 크게 다쳤다. 매일 어두운 저녁에 운동장을 돌다 보니 돌부리를 보지 못하고 넘어진 게 화근이었다. 발목이 꺾이는 느낌에 아니나 다를까 왼쪽 발목이 퉁퉁 부어오르고 걷는 것까지 불편해졌다. 결국 최 씨는 병원을 찾아 ‘발목염좌’로 진단받았다.
가을철은 발목 등 족부 부상에 신경써야 할 계절이다.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날씨가 쌀쌀해지며 근육·관절이 경직되며 부상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대표적으로 조기축구·등산·조깅 등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아킬레스건염, 족저근막염, 발목염좌 등을 꼽을 수 있다. 아킬레스건염의 경우 운동선수·무용수에서 흔하지만 평소 운동량이 적은 사람이 다이어트 등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운동하는 경우에도 호발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흔한 족부질환이 ‘발목염좌’다. 발목을 접질렀을 때 발바닥 안쪽이 뒤틀리며 발목 인대·힘줄 등이 늘어나거나, 인대·힘줄 등이 찢어진 것을 일컫는다. 발목통증이 심해지며 복숭아뼈 주변이 붓고, 출혈이 일어나거나 멍이 들어 시퍼렇게 보이기도 한다. 발가락을 위로 젖혀 올릴 때 통증이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발목을 심하게 삔 경우 걷지도 못할 지경에 이르며, 발목 인대가 파열할 수 있고, 방치할 경우 만성 발목염좌로 이어져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되기도 하므로 조기 처치 및 관리가 필수다.
김용상 강남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부원장은 “발목을 삔 경우 우선 응급처치에 나서야 한다”며 “응급처치는 속칭 ‘프라이스(PRICE)’ 처치가 유용하다”고 소개했다.
우선 염좌가 발생한 뒤 활동을 줄이고 깁스 등 보조장치로 보호하며(Protection), 휴식을 취하고(Rest), 얼음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히며(Ice), 압박붕대로 환부를 압박하고(Compression), 누워 있을 때 발목을 심장 위로 올려 부종을 줄이는 게(Elivation) 기본이다. 필요에 따라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부기를 가라앉힌다.
이후에도 발목이 불편하거나 복숭아뼈 부기가 빠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발목염좌는 X-레이 촬영 및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정형외과 전문의의 이학적 검사를 토대로 진단하며 적절한 치료를 시행한다. 약물처방, 주사치료, 물리치료, 보조기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하며 만성화됐거나 발목인대가 파열된 경우 관절내시경으로 발목인대재건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김용상 부원장은 “발목염좌를 초기에 발견하면 보존적 치료로 발목을 보호하면서 차후 나타날 수 있는 발목관절염 질환까지 예방할 수 있다”며 “하지만 만성으로 진행된 염좌라면 관절내시경 치료로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절내시경 인대재건술은 발목에 두 개의 작은 구멍을 낸 뒤 내시경과 의료기구를 삽입, 내시경으로 파열된 발목 인대의 상태를 정확히 살피고 동시에 인대를 재건하거나 손상된 연골을 다듬고 정리해 통증을 개선한다.
김 부원장은 “발목염좌로 통증을 느끼는 사람은 평소 인대에 무리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발목을 좌우로 부드럽게 돌려주는 관절운동 등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며 “간단하게 수건이나 운동용 고무밴드를 발바닥 중앙부에 걸친 뒤 발목을 무릎 쪽으로 당기는 동작도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평소 족욕 습관을 들여 붓고 피곤한 족부를 관리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며 “저녁보다는 아침에 하는 게 좋고, 저녁에 발목 피로감이 온다면 잘 때 다리를 자신의 심장보다 높이 올려놓고 자는 것도 피로를 회복시켜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