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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매일 밤 다리에 쥐가 난다? 하지정맥류 전조증상 의심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10-18 09:24:17
  • 수정 2016-10-19 23: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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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성적으로 다리 무겁고, 쥐가 나주 나며, 쑤시기도 … 심한 경우 종아리부터 혈관 불거져

학원강사 강모 씨(35)는 저녁마다 종아리가 붓고, 잠들면 발과 다리에 쥐가 자주 나는 증상에 시달려왔다. 밤마다 다리가 묵직하고 매일 쥐가 나 깨는 일이 허다했다. 서서 일하는 게 일상이어서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했다가 결국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강 씨는 ‘하지정맥류’로 진단받았다. 그는 “하지정맥류는 흔히 핏줄이 심하게 튀어나오는 질환이라고만 알고 있어 당황했다”며 “그나마 정도가 심하지 않아 꾸준히 치료받아야겠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4년 내원 환자는 약 15만6000명에 달하며 2011년부터 매년 평균 약 3.1%씩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가족력·과체중·운동 부족 또는 오랫동안 서 있거나 앉아있는 경우, 흡연 등이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또한 흡연·가족력·임신·비만·운동 부족, 그리고 오랫동안 서있거나 앉아있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은 “하지정맥류는 흔히 울툴불퉁한 혈관이 튀어나오는 질환이라고만 여기지만 만성적으로 다리가 무겁거나, 다리에 쥐가 자주 나고 뻐근할 정도로 아프거나, 쑤시는 듯 통증이 심하거나, 다리에 멍이 들면 잘 낫지 않는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남성보다 여성에서 호발하고, 외관상 크게 이상 소견이 없어 단순 근육통이나 피로감 등으로 치부됐다가 악화되는 경우도 적잖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다리에 피로감이 느껴지거나, 쥐가 나거나, 자주 붓는 현상이 때때로 나타날 뿐 큰 증상이 없다. 다만 ‘쥐가 나는 현상’은 넘어가기 쉬운 전조증상 중 하나다. 심 원장은 “다리에 쥐가 나는 것은 근육 피로, 무리한 운동, 전해질 불균형, 무기질 결핍, 신경장애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며 “하지정맥류도 다리에 쥐가 나는 현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대개 종아리나 발목 안쪽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피부에 혈관이 비치는 현상은 초기엔 거미줄처럼 가는 실핏줄이 보이는 정도로 시작된다. 악화되면 늘어난 정맥이 피부 밖으로 돌출돼 마치 라면발이 뭉쳐진 듯해 보인다. 만지면 부드럽지만 어떤 곳은 아프기도 하다. 보통 종아리부터 시작돼 점차 위로 올라가며 사타구니까지 번지기도 한다.  심해지면 피부색이 검게 변하기도 하고 심지어 피부 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

초기에는 특수 제작된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신으면 어느 정도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다리에 적절한 압력을 강해 혈류를 원활히 만들어 다리 피로감을 줄여준다. 꾸준히 사용하면 부기와 통증이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증상이 보통 이상으로 악화됐다면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 방치하면 경련, 부종, 피부색 변화, 피부 궤양, 혈전 등 합병증을 불러오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게 최선이다.

기본적인 치료법이 ‘혈관경화요법’이다. 늘어난 혈관에 경화제를 주사, 망가진 혈관을 굳혔다가 서서히 몸속으로 흡수시켜 보기 싫은 혈관을 없애는 방법이다. 심 원장은 20년 전 독일 쾰른 에두아루두스병원에서 정맥학을 연수받고 국내 최초로 혈관경화요법을 도입한 인물이다.

다만 지름 4㎜ 이상의 굵은 혈관이 튀어나올 정도로 심한 경우에는 혈관경화요법만으로는 치료가 힘들어 최신 치료법인 ‘냉동수술요법’을 적용하게 된다. 문제가 되는 혈관을 순간적으로 얼려 치료하는 방법으로 흉터나 조직 손상, 재발에 따른 부작용이 매우 적어 각광받고 있다. 심영기 원장은 냉동수술요법이 기존 수술법에 비해 재발이 거의 없고, 부분적 신경손상률도 기존 수술법이 통상 5% 정도인데 비해 0.1%에 그쳤다는 임상결과를 대한성형외과학회에 발표하기도 했다.

심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한 번 발병할 때 굵은 혈관, 가는 혈관 할 것 없이 모두 망가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혈관 크기에 알맞은 치료법을 동시에 복합적으로 시행해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정맥류는 재발이 잦은 만큼 처치 후에도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너무 타이트한 옷은 피하고, 굽이 높거나 너무 꽉 조이는 신발도 웬만하면 신지 않는다. 오랫동안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에는 틈틈이 발목 회전운동과 종아리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게 도움이 된다. 과도한 달리기는 삼가는 게 바람직하고 산책을 생활화하면 유익하다. 자전거타기·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권할 만하다.

변비 환자의 경우 배에 힘을 과도하게 주고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정맥류가 호발할 우려가 높아진다. 변비 기미가 있는 사람은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섭취해 이를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 잘 때는 발 아래에 베개를 받쳐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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