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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 美 임상 중단 … 中시장 집중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6-10-13 16:51:13
  • 수정 2016-10-17 20: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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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환자모집 어려워 … 중국시장, 연 20~30% 급성장 중

녹십자가 3세대 유전자재조합 A형 혈우병치료제인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중단하고 성장잠재성이 큰 중국시장을 집중 공략한다고 13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중국에서 그린진에프의 임상승인을 받고 2018년 종료를 목표로 임상시험을 시행 중이다.

녹십자는 2012년부터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시행하면서 중국 임상을 준비해왔다. 회사 측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위한 임상기간을 약 2~3년으로 예상했으나 희귀질환의 특성상 환자를 모집하기가 어려웠다”며 “투자비용 증가와 출시 지연에 따라 사업성이 저하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미국 ASD헬스케어는 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제제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과 ‘그린진에프’의 현지 임상시험과 승인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져 수입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녹십자는 2010년 12월 ASD헬스케어에 3년간 총 4억8000만달러(약 5400억원) 규모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과 그린진에프를 수출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녹십자는 미국 FDA에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시험에는 수백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중국 혈우병치료제 시장은 유전자재조합 제제가 주류인 미국·유럽 등 글로벌시장과 달리 혈장유래 중심으로 형성돼 진입하기 적절하다”며 “중국에서는 혈액제제 사업과 관련해 20여년간 쌓아온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공장에서 생산 중인 혈장유래 A형 혈우병치료제는 지난해 기준 현지 시장 점유율이 35.5%로 1위를 기록해 그린진에프도 순조롭게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중국시장 분석보고서에서 중국 인구 100만명당 혈우병치료제 투여량이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현격히 낮아 장기적으로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회사 측은 “중국의 혈우병치료제 시장 규모는 아직 1000억원에 못미치나 성장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혈우병 관련 현지 혈액제제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린진에프와 같은 유전자재조합 제제는 매년 30% 이상 급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내 A형 혈우병 환자 수는 미국보다 3배가량 많은 5만명 정도로 추산된다”며 “중국에서 혈우병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10명 중 2명에 그치지만 경제가 성장하고 의료환경이 개선되면서 치료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십자는 약효지속 기간을 기존 약에 비해 약 3배 늘린 차세대 장기지속형 혈우병치료제를 개발해 미국 시장에 재진입할 계획이다. 현지에선 기존 약보다 약 1.5~1.7배 약효지속 기간을 늘린 새로운 약제가 출시되고 있다.
 
허은철 이 회사 사장은 “급변하는 글로벌시장 상황, 투자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판단했다”며 “성장잠재성이 높은 시장에 집중하고 차별화된 차세대 치료제의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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