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안기훈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은 조산 예방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프로게스테론요법의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15일 밝혔다.
국제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한 해 1500만명의 신생아가 임신 37주 미만의 조산아로 태어난다. 문제는 조산이 신생아 사망원인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매년 100만명의 어린이가 조산 후유증으로 사망하고, 생존한 아이 중 상당수는 평생 장애를 갖게 된다.
생명 소실과 막대한 사회적비용을 유발하는 조산을 막기 위해 임상적으로 프로게스테론요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안전성을 명확히 규명하는 연구는 없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연구결과 프로게스테론요법은 조산 방지에 도움되지만 일부 합성 프로게스틴이 유산 및 사산율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국제학술지 ‘주산기의학저널(Journal of Perinatal Medicine)’에 실린 홍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예방적 프로게스테론치료가 신생아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메타분석으로 신생아 1만1188명의 데이터를 종합분석했다. 연구 결과 프로게스테론은 성분이 천연·합성이든, 아이가 단태아·쌍둥이든 신생아 사망률을 증가시키지 않아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입증됐다.
안 교수는 “프로게스테론치료는 조산방지 효과를 위해 사용해왔지만 안전성 확립이 불완전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 불안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연구로 안전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 이번 연구는 신생아사망률에만 국한돼 태아사망률 등 여러 요소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안전성이 증명됐다고 해서 제한없이 사용하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경고했다. 임신 초기에 합성 프로게스틴제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심장, 사지, 생식기 등 부위의 선천성기형이 발생할 수 있어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사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