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 씨(40)는 허리통증과 다리저림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시술이나 수술은 받고 싶지 않아 통증을 참고 지냈다. 김 씨처럼 척추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침습적 수술을 치료법으로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비수술적 통증재활 치료만으로 증상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척추관은 뇌부터 시작해 온 몸으로 이어지는 신경통로로 후궁, 척추관절, 황색인대, 척추추간판(디스크)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부위가 눌리면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통증이 뻗어가기도 한다. 통증은 보행 시 악화돼 오래 걷기 힘들고 허리를 뒤로 젖혔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하체가 저리거나 시린 증상 탓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요추부 척추관협착증엔 비수술적 재활, 시술, 수술 등 다양한 치료법이 적용된다.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같은 기본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요추경막에 대한 약물투여 등 적극적인 통증차단치료를 시행한다. 그래도 통증이 지속되면 내시경수술, 척추관확장술, 척추고정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치료 후 통증의 호전과 재발이 반복되면서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아 과학적 근거가 없는 민간요법이나 식이요법치료에 의존하기도 한다.
최근엔 비침습적인 페인스크램블러 치료가 척추관협착증을 포함한 다양한 척추질환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페인스크램블러는 경피성 통증완화 전기자극장치로 통증자극 신경의 전달을 차단하고 통증유발신경을 전기적으로 안정시킨다.
허동화 윌스기념병원 원장은 “찌르거나 절개하는 침습적인 치료에 거부감이 있는 척추질환 환자에게는 통증재활치료인 페인스크램블러가 효과적”이라며 “치료 과정에서 통증이 없어 환자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요추 퇴행성 척추질환에 좋은 효과를 보였으며 특히 급성기 통증에서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윌스기념병원이 요추부 퇴행성 척추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페인스크램블러 치료효과를 조사한 결과 80% 이상 환자에서 통증이 호전됐으며 특별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 병원은 2013년 7월 이후 현재까지 2500회 이상의 페인스크램블러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페인스크램블러 치료를 받아도 별다른 효과가 없을 땐 다른 치료를 병행한다. 허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발병 양상이 다양하므로 질환 진행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며 “병원 치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보다는 자신의 병의 정도를 이해하고 올바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