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Sodium glucose cotransporter-2,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억제제 중 최초로 심혈관계 관련 사망률 감소효과를 입증한 당뇨병치료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empagliflozin)이 이달부터 급여 출시돼 임상 연구결과가 재조명받고 있다.
동맥경화·뇌졸중·심부전 등 심혈관질환 합병증은 제2형 당뇨병환자의 사망원인 중 약 50%를 차지해 당뇨병 치료 시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한국릴리·유한양행은 지난 23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SGLT-2억제제 자디앙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약제의 특성 및 장점에 대해 소개했다. 자디앙은 신장 사구체 여과과정에서 포도당을 재흡수하는 SGLT-2 작용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이 세뇨관에 재흡수되는 것을 차단하고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낮춘다.
베링거인겔하임 의학부 담당자는 “심혈관계 관련 사망률 감소효과를 입증한 SGLT-2억제제는 자디앙이 유일하다”며 “대규모 임상‘EMPA-REG OUTCOME’에서 자디앙 투여군에서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성인 제2형 당뇨병환자의 심혈관계 사망이 38%, 심부전에 따른 입원위험이 35% 각각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 임상은 환자 7000여명 대상으로 위약군 대비 자디앙을 표준치료제 ‘메트포르민’(MET, metformin)과 병용한 그룹으로 나눠 시행됐다.
심혈관계질환 관련 사망률 감소는 자디앙만의 특성이 아닌 SGLT-2억제제 계열 치료제의 공통된 효과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박철영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SGLT-2억제 작용 기전에 따른 계열효과일 가능성이 높지만 연구디자인을 세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DPP-4 억제제 임상의 경우 심혈관계 안전성이 약제별로 다르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자디앙은 고지혈증치료제 ‘스타틴’(statin) 등 심혈관계질환 표준치료를 병행할 정도로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이 매우 높은 환자 그룹에서 긍정적인 임상결과를 도출했다”고 강조했다.
베링거 측은 “자디앙은 기존 SGLT-2억제제에 비해 더 넓은 범위의 고령 및 신장애 환자에 사용할 수 있다”며 추가적인 장점을 설명했다. 다른 약제의 치료가능 연령이 만 65세 미만에 그치는 반면 자디앙은 85세 미만의 고령 환자에게도 처방할 수 있다. 용량을 조절하면 사구체여과율(eGFR)이 45㎖/min/1.73㎡ 이상으로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도 투약할 수 있다.
자디앙+MET, 자디앙+MET+설포닐우레아(SU, sufonylureas) 병용요법은 임상연구에서 복용 24주 후 평균 약 2㎏의 뚜렷한 체중감소 효과도 보였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발생률을 높이므로 체중조절이 중요하다. 기존 당뇨병치료제 SU·피오글리타존(TZD)·인슐린 등의 처방은 체중증가 문제가 있다. 현재 DPP-4(디펩티딜펩티다제-4, dipeptidyl peptidase-4)억제제가 체중을 증가시키지 않는 2차 치료제로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자디앙은 같은 임상에서 당화혈색소가 평균 약 0.7%p 감소해 DPP-4억제제와 비슷한 혈당강하 효과를 지녔다. 자디앙의 흔한 이상반응은 경미한 요로감염증·생식기감염 등이며, DPP-4억제제는 매우 드물지만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두 약제 모두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낮은 편이나, 자디앙이 임상 현장에서 안전성 데이터가 5년 정도 축적된 기존 DPP-4 억제제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의료진 의견도 있다.
이에 베링거와 릴리는 유한양행과 공동 마케팅으로 판매 1위를 달성했던 기존 DPP-4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성분명 리나글립틴, linagliptin)와 자디앙의 병용처방 전략으로 시장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자디앙의 보험급여 지원은 MET와의 2제 병용요법, MET+SU와의 3제 병용요법, 인슐린과의 2제 병용요법, 인슐린+MET와의 3제 병용요법인 경우에만 해당된다.
SGLT-2억제제로 자디앙보다 먼저 출시된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dapagliflozin)와 한국얀센의 ‘인보카나’(성분명 카나글리플로진, canagliflozin)이 있으며, 이들 약의 심혈관계질환 관련 임상연구는 현재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