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요오드치료를 받아도 치료반응이 없는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갑상선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전신 표적치료제로 평가받는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메실산염, lenvatinib mesylate)’의 다국적 3상 임상시험 결과가 11일 발표됐다.
한국에자이는 1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렌비마 출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방사성 요오드치료에 불응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의 갑상선암 환자 392명(렌비마 투여군 261명, 위약 투여군 1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3상 ‘SELECT’ 임상 결과 렌비마 24㎎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의 중간값은 18.3개월로 위약 투여군(3.6개월)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생존기간을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렌비마 복용 환자군의 치료반응률은(ORR) 64.8%로, 위약군(1,5%) 대비 우수한 반응률을 보였다. 렌비마 투여군의 2%에서 완전 관해, 63%에서 부분 관해가 나타났다.
갑상선암은 여포암·유두암·여포암이 변형된 허들세포암(hurthle cell carcinoma), 여포 주위세포가 변형된 수질암, 미분화암 및 역분화암 등으로 나뉜다. 국가암정보센터에서 발표한 갑상선암 조직 형태 분류에 따르면 2013년 발생한 갑상선암의 97.2%가 유두암, 1.5%가 여포암으로 분화갑상선암이 약98.7%를 차지하고 있다.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분화 갑상선암은 진단이나 치료 목적으로 방사성 요오드를 투약했으나 방사선 요오드 섭취를 보이지 않는 하나 이상의 병변이 존재할 때, 방사성 요오드치료 후 12개월 이내에 갑상선암이 진행됐을 때, 누적 방성 요오드 용량이 600mCi나 22GBq를 초과했을 때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요오드 불응 갑상선암을 가진 환자는 5%에 불과하나 분화 갑상선암이 재발한 경우에는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소 재발성의 절제 불가능한 갑상선 유두암 및 여포암의 30%는 방사성 요오드 단독요법시 필요한 만큼의 요오드를 섭취하지 못해 암세포가 근절되지 않는다. 분화 갑상선암이 전이된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 방사성 요오드를 흡수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요오드 불응 갑상선암 환자는 예후가 좋지 않고 10년 생존율이 10%에 그친다. 갑상선암 전이로 진단받은 뒤 환자의 생존기간 중앙값은 3~5년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아 국소발현성 분화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98~100%에 달한다.
국내서 연간 500명의 환자가 갑상선암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볼 때 요오드 불응 갑상선암 환자는 이것의 수 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고홍병 한국에자이 대표는 “지금까지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분화 갑상선암에 효과적인 기준 치료법이 정립되지 않아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무진행생존기간의 유의미한 연장과 높은 반응률이 입증된 렌비마 출시로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불응한 갑상선암 환자도 효과적으로 갑상선암을 치료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은 렌비마는 혈관내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VEGFR) 1-3, 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 1-4, 혈소판유래성장인자수용체(PDGFR-α), RET유전자, KIT 유전자 등을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 키나제 억제제다. 기존 표적항암제와 달리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를 함께 억제해 강력한 효과를 낸다.
이은경 국립암센터 내과 박사는 “2015년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가이드라인에서는 렌비마의 높은 반응률을 근거로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전이성 분화 갑상선암 치료에 렌비마를 검증된 치료제로 권고한다”며 “특히 65세 이상 뼈 전이를 동반한 환자에서 다른 약제에 비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준기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는 사실상 치료가 어려웠다”며 “새로운 치료제로 환자들이 희망을 갖게 돼 의사로서 반갑다”고 말했다.
에자이는 렌비마에 대한 갑상선암 임상시험 외에도 간세포암, 신장암, 비소세포 폐암 등 다른 암종에 대해서도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