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역대 최대 규모 독감백신 수출을 이끌어냈다. 이 회사는 최근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Pan American Health Organization)의 2016년도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약 3200만달러(한화 약 387억원)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주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수주 금액을 포함하면 이 회사의 독감백신 해외 누적 수주액은 1억5000만달러를 넘어섰다. 해외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지 5년여 만의 기록이다.

녹십자는 2009년 국내 최초로 독감백신을 개발했다.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일찌감치 글로벌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WHO로부터 1인용과 다인용 독감백신의 사전적격성평가를 인증받아 국제기구 입찰 참여 자격을 확보했다.

수출 첫 해인 2010년 약 550만달러였던 독감백신 수출고는 지난해 4800만달러를 기록, 5년 만에 9배 가까이 성장했다. 범미보건기구의 입찰시장에서 다국적제약사를 제치고 독감백신 부문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민택 녹십자 전무는 “독감백신을 30여개 국가에 수출하는 만큼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더 확대하겠다”며 “이번에 수주한 분량은 올 상반기 중으로 중남미 국가에 공급한다”고 말했다.

녹십자는 예년과 같이 올 하반기에 이어질 범미보건기구의 북반구 독감백신 입찰에도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