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는 수직 방향으로 넘어질 때가 많아 엉덩이·허리 부상이 자주 발생한다.

스키와 스노보드는 부상 부위가 다르다. 스키는 상대적으로 십자인대파열 등 무릎부상 위험이 높다. 십자인대는 무릎 위·아래 관절을 이어주는 부위로 무릎이 앞·뒤로 과도하게 젖혀지지 않게 붙잡아준다. 스키를 타면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 무릎이 뒤틀리면 회전 압력을 견뎌내지 못해 순간적으로 끊어진다.

십자인대가 손상돼도 1~2시간이 지나면 걷거나 뛰는 데 불편함이 없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무릎이 불안정해지면서 앞뒤로 흔들리고, 심한 경우 무릎 사이에 위치한 연골판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월상연골 파열도 스키를 즐기다 자주 발생한다. 초승달 모양의 반월상연골판은 허벅지뼈와 정강이뼈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하체가 스키에 고정된 채 상체만 돌아간 상태로 넘어질 때 손상되기 쉽다.

무릎부상 위험이 높은 스키와 달리 스노보드는 수직 방향으로 넘어질 때가 많다. 이런 경우 충격이 그대로 엉덩이와 허리에 전해져 엉덩이뼈에 금이 가거나 척추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넘어지다가 무의식적으로 팔을 뻗어 땅을 짚으면서 손목, 팔꿈치, 어깨뼈가 골절되는 빈도도 높다.

스노보드를 타다 넘어질 땐 서서히 주저 앉아야 부상 위험이 낮아진다. 넘어진 뒤 다른 스키어와 충돌하면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바로 자리를 이동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형식 서울바른세상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스키와 스노보드 등 겨울스포츠는 추운 날씨에서 스피드를 즐기는 만큼 골절 위험성이 높고, 낮은 온도 탓에 근육의 긴장이 지속된 상태에서 넘어져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골절이나 급성디스크 증상이 발생하면 움직이지 말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부상을 방지하려면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기 전 15분 정도 준비운동을 실시해 몸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게 중요하다. 평소 장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은 운동 전 경직된 근육과 힘줄을 천천히 풀어주면서 유연성을 높이고, 스트레칭으로 보조근육을 강화한다.

자신에게 적합한 장비를 선택하되 보호장구를 과신하지 않는 안정된 라이딩이 중요하다. 또 무리하지 말고 자신의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한다.
원래 허리와 관절이 약하고 경미한 디스크 증상이 있는 환자는 근육과 인대가 위축되지 않도록 체온조절에 신경써야 한다.

강지훈 서울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스키 같은 겨울레포츠를 부상 없이 즐기려면 충분한 몸풀기와 준비운동이 필수”라며 “운동 중 골절, 급성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 극심한 요통, 하지방사통 등이 나타날 경우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