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으로 진단받는 환자수가 증가하고 개인적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자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혈당측정 검사지 등 당뇨병 소모성 재료에 대한 보험 급여를 확대했다. 약국과 의료기기상들은 이에 대해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정부 홍보가 부족해 환자들이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2011년 7월 시작된 당뇨병 소모성 재료 보험 급여는 1형 당뇨병환자들로 대상이 제한적이었다. 작년 11월 15일부터 적용되는 보험 급여는 인슐린을 투여하는 모든 당뇨병 환자로 소모성 재료에 대한 보험 적용 대상이 확대돼 2형 당뇨병환자라도 인슐린을 사용한다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 19세 미만이거나 임신 중인 경우에는 인슐린을 투여하지 않더라도 보험 혜택을 입을 수 있다.
급여 지원을 받으려면 병원에서 환자등록을 요청하거나 등록신청서를 받아서 직접 건강보험공단에 등록한 뒤 병의원에서 ‘당뇨병 환자 소모성재료 처방전’을 받아야 한다. 이 때 본인이 자주 다니는 지정병원을 정해 처방전을 받으면 한결 간편하다. 처방 기간은 1회 최대 90일까지 가능하지만 1형 당뇨병 환자일 경우 180일 이내까지 가능하다.
처방전을 받았다면 공단에 등록된 의료기기 판매업소 및 약국에서 등록된 제품을 구입하면 된다. 급여 대상 소모품은 혈당측정 검사지, 채혈침(란셋), 인슐린주사기, 인슐린주사바늘(펜니들) 등이다. 보험 급여 혜택을 받으려면 공단에 등록된 판매업소 및 약국에 가서 급여 지원 대상품목으로 지정된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제품명, 수량, 단위, 단가, 제조업체, 판매업소 등이 기재된 영수증을 반드시 받아놔야 한다. 해당 항목이 제대로 기입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꼼꼼이 확인해야 한다.
제품 구입 후 요양비 지급청구서, 당뇨환자 소모성 재료 처방전, 세금계산서(혹은 영수증과 거래명세서)를 원본으로 지참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보내면 급여 신청 과정이 완료된다. 구입 금액이 기준 금액 이내일 경우 실 구입가의 90%금액을 지원 받을 수 있으며, 기준 금액을 초과할 경우에는 기준 금액의 90%에 해당하는 금액만 지원받을 수 있다.
당뇨병 소모성 재료에 급여가 적용이 된 이후 의약품 및 의료기기 도매업체들이 본격 판매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약국에서도 소모성 재료를 취급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제품을 갖추거나, 의약품 도매상이 의료기기 회사의 총판을 담당하는 경우도 생겼다. 약국에서 환자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당뇨병 소모성 재료의 급여비 청구 관련 서류를 환자 대신 접수시킬 수 있으나 아직 이를 모르는 곳이 많다는 지적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의료기기 판매상은 “환자들이 제도의 취지와 구체적 내용을 잘 몰라 설명을 해줘도 어렵다고 그냥 가는 경우가 많다”며 “안내책자를 구비해 나눠주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의 한 약국약사는 “아직 신청을 안했지만 기존 환자들이 문의하는 경우도 없어 그냥 추이를 보고 있다”며 “제품군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도매상과 상의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11월 15일 당뇨병 소모성 재료에 대해 급여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일부 약국은 의료기기판매업소 등록 절차를 밟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제도 활성화가 요원하다. 혈당측정기 등 당뇨병 소모성 재료 생산업체는 환자들의 서류 제출 과정을 도와주는 등 원스톱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환자가 해당 업체를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