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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도박중독, 시작은 10대부터 … 치료 받는 데 10년 걸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12-21 01:51:06
  • 수정 2020-09-13 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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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기에 스마트폰 온라인게임 통해 처음 접해 … 일반인 도박중독률 5.4%

도박을 시작한 연령은 평균 28세이지만 대부분 10년이 지난 뒤에야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다.최근 유명 프로야구 선수들이 불법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의 불법도박 사건은 잊을 만하면 등장해 도박중독에 대한 사회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인이 아닌 일반인도 도박에 쉽게 노출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발표한 ‘2014 도박문제관리백서’에 따르면 일반인 도박 중독률은 5.4%로 만 20세 이상 인구 3822만명 중 207만명이 도박중독 유병자로 추정된다. 

을지대 강남을지병원 도박클리닉 연구팀이 도박중독 환자 110명을 분석한 결과 30대가 39명(34.7%)으로 가장 많았으며 20대가 27명(24.8%), 40대 24명(21.5%), 50대 이상이 20명(19%)으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20대 도박 경험자 중 다수가 10대부터 도박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여기엔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온라인 도박게임이 많은 영향을 끼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진아 연구원은 “사행활동 경험률은 30~40대, 도박중독률은 30~50대가 가장 높으며 대부분 20대에 첫 사행활동 경험을 한다”며 “특히 온라인게임으로 첫 사행활동을 접했다고 답한 사람 중 57.6%가 10대로 나타나 젊은 연령층의 사행활동 및 도박중독 위험성이 높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을지대 연구팀의 연구결과 환자들이 많이 행하는 도박은 ‘인터넷 불법도박’(24.8%)이었으며 스포츠토토(22.9%), 카지노(20.9%), 경마(4.7%) 등이 뒤를 이었다. 인터넷 도박률이 높은 것은 전체 환자의 약 60%가 30대 이하인 것과 관련된다. 과거와 달리 인터넷이 연결된 장소에서는 손쉽게 도박에 접근할 수 있다. 이런 환경 탓에 과거에 비해 어린 나이에 도박에 노출되고 더 빠른 속도로 중독 증상이 심해진다. 
도박으로 손해본 금액은 1억~5억원 미만이 48.5%, 1000만~1억원 미만이 26.7% 정도로 확인됐다. 하지만 5억원 이상의 손해를 본 사람도 23.8%에 달해 금전적 피해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도박중독이 심각한 데도 치료 시기는 매우 늦은 편이다. 최삼욱 강남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도박을 시작한 연령은 평균 28세이지만 치료를 위해 약 10년이 지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도박중독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를 시작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이유는 치료를 꺼리는 도박중독자의 심리적 특성, 전문클리닉 및 지역사회 도박 관련 센터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청소년 및 조기 성인기에 도박중독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인식이 명확히 확산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도박과 관련돼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있는가’와 ‘점점 더 많은 금액이나 시간을 배팅에 사용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예’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도박중독을 의심해볼 수 있다.

누가 도박에 쉽게 중독되느냐에 대한 해답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중독장애에 일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심경옥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팀의 연구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충동적이고 보상에 크게 반응해 중독에 취약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사람이 도박이나 게임에 쉽게 중독되는 것은 승패에 따른 보상에 더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호르몬 수치가 높을수록 쾌감을 느끼는 뇌 영역인 ‘복측 선조체’가 잘 활성화된다. 연구팀이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 활성화 정도를 확인한 결과 평균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26.11pg/㎗인 남자 청소년은 14.48pg/㎗인 여자 청소년보다 게임 등을 통해 보상받을 때 복측 선조체가 더 활성화됐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사람은 충동적이고 위험을 잘 감수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이런 성격은 과음이나 도박 등 위험한 상황에서 욕구를 잘 절제하지 못하고 쾌락을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면서 중독될 위험이 높다. 이밖에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물질이 도박중독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정서적·성격적 요인도 한몫한다. 도박중독자는 자극추구형과 현실도피 및 적응장애형으로 구분된다. 자극추구형은 타고난 도박꾼으로 볼 수 있다. 박민숙 삼육서울병원 정신과 과장은 “자극추구형은 어릴 때부터 유독 내기를 좋아하거나, 경쟁적이거나, 호기심과 모험심이 많은 사람에서 자주 발견된다”며 “이들은 카지노나 경마 등 즐기는 도박의 종류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개 무료함을 견디지 못해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나서고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실도피 및 적응장애형은 우울·불안·스트레스 등 정서적 측면, 이혼·별거 등 가정적·환경적 측면과 깊게 연관된다. 늦은 나이에 도박을 시작한 사람에서 자주 발견되며, 여성 도박중독자들이 이 유형에 속할 때가 많다. 

도박중독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세로토닌제제와 기분조절제 등 우울증치료제, 날트렉손과 아캄프로세이트 등 갈망해소제를 이용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중독인정 등 인식 개선에 초점을 맞춘다. 
박민숙 과장은 “도박중독은 재발이 쉽지만 분명히 치료 가능한 병”이라며 “도박중독자 스스로 치료받길 원하는 사례는 거의 없어 주변 사람들이 치료를 권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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