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성분 기존약과 약효 차이 강조한 공동마케팅 효과 … 업계 전체 10월 매출 100억원 돌파
릴리의 ‘시알리스’(성분명 타다라필, tadalafil) 특허만료로 60여개 제약사가 제네릭을 출시한 가운데 화이자의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 sildenafil)의 특허만료 이후 매출이 줄어든 것처럼 시알리스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한미약품과 종근당 등이 가격경쟁력과 영업력을 앞세워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을 강하게 잠식하며 매달 소폭의 차이로 선두가 바뀌고 있다.
의약품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9월 매출은 시알리스가 10억8000만원, 한미약품 ‘구구’가 10억원, 종근당 ‘센돔’이 8억6000만원, 대웅제약 ‘타오르’가 3억9000만원을 올려 한미약품과 종근당이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대웅이 선전하고 있고 시알리스는 하락하고 있다.
이들 국내사는 시알리스 제네릭과 비아그라 제네릭을 같이 가지고 있어 약효와 발현 시간에 따른 차별화 디테일로 처방을 올리고 있다.
시알리스 복제약들의 강세는 전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성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10월 발기부전치료제 처방 실적은 월간 기준 100억원을 돌파했고, 통상적으로 발기부전치료제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11월과 12월의 매출은 더 올라갈 것으로 추측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20㎎ 제품은 약국 도입가격 기준으로 3000원대에서 1500원까지 하락했다. 5㎎은 1000원 미만까지 나왔다. 국산 제네릭의 소비자가격은 대략 2000~3000원 대에 형성되고 있다. 이에 비해 오리지널 시알리스 소비자 판매가는 20㎎은 1만7000원, 5㎎은 5500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국산 제네릭 마케팅이 활발함에도 아직 가짜약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중국산 시알리스 가짜약은 과거 5000원에서 현재 정당 1000원으로 인하해 판매되고 있는 데다 처방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흥업소나 영업맨 등은 구매하기 편한 가짜약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서울 충무로의 한 환자는 “비뇨기과에서 처방전을 받으려면 1만5000원의 진료비를 내야 하는 부담도 적잖다”며 “약값이 떨어진 만큼 시알리스 제네릭 저용량 매일 복용법으로 바꿔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하는 주변 사람이 많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알리스 저용량 매일 복용요법은 발기상태의 지속 유지가 가능하고 전립선비대증을 예방 또는 개선한다는 효과가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업소 관계자는 “중국에서 보따리상을 통해 반입되는 시알리스 가짜약은 전문 판매상이 정당 900원에 들여와 우리에게 1000원에 넘기고 있다”며 “고객들이 시알리스와 모양이 똑같은 가짜약을 구매해달라는 경우가 많아 다량 사들여 고객 관리 차원에서 전달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국에서 들여오는 이 가짜약은 유흥업소 뿐 아니라 성인용품점 등에도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9월부터 시알리스 제네릭이 나온다는 소식에 흥미를 갖는 손님 덕분에 오히려 가짜약의 판매가 더 늘어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