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주·남상건·이평복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팀은 경추질환에 대한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인 경추간공주사법과 추궁간주사법의 장점만을 모은 새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기존 주사법으로 치료한 환자 31명과 새로운 주사법으로 치료한 환자 31명 등 총 62명을 분석한 결과 새로운 주사법이 목디스크·경추협착증 치료시 더 효과적이고 안전했다.
뒷목이 심하게 결리고 어깨 윗부분에 통증이 생기거나, 어깨 또는 팔에 힘이 없어지고 마비되는 느낌이 든다면 경추간판수핵탈출증(목디스크)이나 경추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퇴행성질환으로 분류되는 목디스크는 최근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병하고 있다. 장시간 구부정한 자세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생긴 결과다.
목디스크 치료는 수술보다는 보존적치료나 비수술적 치료가 권장된다. 전자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 등이 해당된다. 후자로는 신경차단술이 대표적이다.
비수술적 치료법 중 통증과 신경치료를 위해 가장 많이 시행되는 게 주사요법이다. 이 치료법은 경막외강 부위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해 통증의 주원인인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염증성 단백질과 신경전달물질을 희석 및 제거한다.
연구팀은 기존에 나와있는 주사치료법 두 가지가 각각 다른 장단점을 가진 사실에 주목했다. 경추간공 주사법은 신경에 가깝게 약물을 주입해 효과성이 높은 반면 안전성은 다소 낮다. 추궁간 주사법은 신경 주변의 경막외강에 약물을 주입해 안전성은 높지만 경추간공까지 약물의 전달이 쉽지 않다.
개선된 주사법은 두 가지 주사법의 장점을 모두 살리기 위해 주사바늘의 삽입 위치와 각도를 변경했다. 안전성을 위해 기존 추궁간 주사법처럼 경막외 부위에 약물을 주입하되 각도를 더 비스듬히 기울여 약물 주입 방향이 신경쪽을 향하도록 했다.
이어 약물도달 정도는 물론 약물이 혈관에 흡수되는지 여부, 시술시 불편감 등을 평가한 결과 새 주사법은 기존 경추간공주사법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
최은주 교수는 “약물의 주입 각도를 변경해보자는 작은 시도가 더 좋은 치료법을 만들어냈다”며 “기존 치료법만을 따라갈 게 아니라 더 좋은 치료법을 개발해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통증의학 계열 최고 수준 국제저널인 ‘영국 마취의학회지(British Journal of Anaesthesia)’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