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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알리스 제네릭 춘추전국시대 … 저인망이냐 낚시냐
  • 현정석 기자
  • 등록 2015-11-27 10:05:22
  • 수정 2020-09-13 20: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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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두 한미약품 잡으려 단단히 별러 … 대형사는 영업인력 총동원, 소형사는 거점병원 공략
한미약품의 ‘구구정’(사진 위부터 시계방향), 대웅제약의 ‘타오르’, 종근당의 ‘센돔’한국릴리의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성분명 타다라필, tadalafil) 특허만료와 함께 60여 개사 157개 제네릭들이 시장에 일제히 쏟아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발기부전치료제시장이 연간 10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초반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각 회사들은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시알리스 제네릭 판세가 빠르면 6개월 후 2~3개 상위 제품의 압도적 지배로 귀결될 것으로 점치고 초기 시장 장악에 승부를 걸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가 샘플을 대량으로 뿌리고 있는 데다 모조품을 의사 진료데스크에 경쟁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과거 비아그라 제네릭 출시 때 오남용방지의약품이란 특성상 각 회사가 샘플 생산을 극소수로 제한한 나머지 제약사 사장도 샘플을 못 구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이번 시알리스 제네릭은 시장쟁탈을 위해 과감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비아그라 제네릭인 ‘팔팔정’으로 처방량은 물론 금액면에서도 3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시알리스까지 앞질러 성공신화를 만들어냈다. 이번 시알리스 제네릭인 ‘구구정’도 한미약품 특유의 저인망식 영업과 마케팅으로 1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는 영업부 500여 명이 전사적으로 두 제네릭을 클리닉의 종류에 상관없이 디테일하고 있다.

종근당의 ‘센돔’은 정제와 필름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종근당은 출시에 맞춰 변형된 광고를 잇달아 내놓고 주목도 높이기에 나섰다. 또 기존 비뇨기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입지를 공고히 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영업사원 850명을 디테일에 내세우고 있다.

대웅제약의 ‘타오르’는 저렴한 약가, 다양한 제형, 포장과 디자인 및 제형의 차별화로 승부를 던졌다. 다른 제네릭 대비 가격은 동등 혹은 저렴하게 책정하고 정제 3종(5㎎, 10㎎, 20㎎)과 필름형 2종(10㎎, 20㎎)를 추가했다. 디자인 측면에선 검은색 포장지와 무광 필름 파우치를 활용해 남의 눈에 잘 띄지 않도록 만들었다. 대웅제약은 한미약품보다 많은 700명의 영업사원을 공략 전선에 내세웠다.

안국약품의 ‘그래서’는 산제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안국약품은 급속구강붕해(ODFS, Orally Dissolving in a Few seconds) 기술을 적용해 물 없이 복용 가능한 약물을 내놨다. 입안에서 빨리 용해되고 물 없이 복용할 수 있어 연하곤란 환자나 노인 환자에게 처방하기 적합하다는 점을 어필할 계획이다. 또 이 제품은 스틱형 포장이어서 지갑 내 보관 등 휴대가 용이하다. 이 회사는 영업사원을 300명 넘게 일선에 배치하는 등 중견사로는 최대의 영업인력을 동원했다.

20㎎짜리 시알리스 제네릭은 현재 개당 1000~2000원에 약국에 공급되고 있다. 영업망과 인력에서 대 열세인 중소제약사들은 상위제약사들의 저인망식 영업전략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는 거점의원을 잡고 그 의원을 중심으로 처방을 집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런 회사들은 대부분의 약국에 영업할 필요없이 거점의원의 문전약국만 집중공략하는 방법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회사들의 제품은 동대문이나 종로 등 대형약국이 있는 곳에서도 구하기 힘들다.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과열에 따라 시알리스 제네릭사들은 타다라필 성분이 발기부전은 물론 전립선비대증에도 적응증을 갖고 있음을 적극 마케팅에 활용할 태세다. 다만 릴리가 내년까지 양성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적응증 특허를 갖고 있어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에 적응을 갖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인식 부족으로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을 동시에 치료하겠다는 환자가 적은 상황이다. 

하지만 대한비뇨기과학회 발표에 따르면 발기부전 환자 10명 중 8.5명이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어 타다라필의 처방은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돼 60대에는 60~70% 정도 나타나고, 70세가 되면 거의 모든 남성에서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전립선비대증으로 방광이 완전히 비워지지 않으면 방광 속에 남은 소변으로 방광염이나 방광결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고 방광에서 요로를 통해 신장으로 압력이 가해지면서 요로와 신우가 늘어나는 수신증이 발생해 신장이 손상될 수도 있다.

서울 중구의 한 약사는 “발기부전치료제는 품목 수가 워낙 많아 소형 약국은 물론 대형 문전약국조차도 처방이 나오면 주문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150여개 제품이 나와 있기 때문에 처방빈도가 높은 약만 약간 구해놓고 하루 세 번 배송해주는 도매상을 통해 수시로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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