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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콩팥 안좋으면 온몸이 근질근질 … 가려움증의 건강학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11-10 17:56:35
  • 수정 2020-09-13 20: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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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폐물 축적시 피부에 자극 … 아디포넥틴 유전자 부족하면 피부 민감해져

긴장, 불안, 공포 등 부정적인 정신적 상태도 가려움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가려운 신체 부위를 긁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 중 하나지만 심한 경우 잠을 설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가려운 부위가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이라면 짜증은 두 배가 된다. 특히 가려움증은 아토피피부염이나 건선 등 피부질환은 물론 당뇨병·신장병 등 전신질환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소양감’으로도 불리는 가려움증은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불쾌한 감각으로 정의된다. 매우 주관적인 감각이어서 같은 자극이라도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가려움 정도가 다르다.
긴장, 불안, 공포 등 정신적 상태에 의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며, 주로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에 가려움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외부물질과의 가벼운 기계적 접촉, 주위의 온도의 변화, 화학적 물질이나 전기적 자극 등은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다른 사람보다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이같은 증상이 잦게 나타난다.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지방 및 당대사 조절호르몬으로 알려진 아디포넥틴(adiponectin)의 유전자가 감소하거나, 근육 운동의 원료가 되는 화학물질인 ‘ATP(adenosine triphosphate)’ 등이 부족하면 민감성 피부가 될 확률이 높다”며 “민감성 피부는 화장품 등 외부자극과 호르몬 변화 등 신체내부 원인으로 가려움증, 홍반(붉어짐), 각질, 따가움, 통증, 화끈거림 등 증상을 호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화장품 사용에 따른 화학물질 노출, 대기오염, 생활환경의 변화, 스트레스 등으로 민감성 피부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가려움증을 유발 및 악화시킨 피부질환으로는 옴, 이, 벌레물림, 두드러기, 아토피피부염, 접촉피부염, 화폐상습진, 신경피부염, 건선, 피부건조증, 노인 가려움증, 피부 악성림프종인 균상식육종 등이 있다. 가려운 부위를 심하게 긁거나 문지르면 흔적이 크게 남거나 홍반, 균열(피부 갈라짐), 궤양, 두드러기, 색소침착 등이 발생한다.

여러 장기 중 콩팥이나 간에 문제가 생긴 때에도 전신이 가려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신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면 체내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피부에 자극을 줘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혈액투석을 받는 만성 신부전 환자는 육류나 달걀류를 과다 섭취해 체내에 인이 축적된 경우 시간이 갈수록 가려움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쓸개즙이 배출되는 담도가 막혀 황달이 생기는 폐쇄성 담도질환, 백혈병 등 악성 혈액종양, 장내 기생충증, 갑상선기능항진증 및 기능저하증, 당뇨병, 후천성 면역결핍증 등이 가려움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경우 피부 혈류량이 증가해 피부 표면의 온도가 높아진다. 이런 경우 피부가 작은 자극에도 가려움을 느끼게 된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부는 시기에는 피부 수분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피부건조증에 의해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가려움증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겨 방치하지만 심한 경우 정신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일본 교토대 연구팀에 따르면 피부 가려움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스트레스 지수가 현저히 높고 이로 인해 우울증이 종종 유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질환이나 전신질환에 동반된 가려움증은 근본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신체 주변 온도가 높아질수록 가려움 증상이 잘 나타나므로 얇고 가벼운 옷과 침구를 사용하고 칼라민(calamine)로션이나 멘솔(menthol) 로션으로 피부를 시원하게 하는 게 도움된다. 또 양모와 같은 자극적인 소재는 가급적 피하고 평소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한다.

커피, 홍차, 초콜릿 등에 많이 들어있는 카페인과 술·콜라 등은 가려움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잦은 목욕과 온천도 피부의 수분 유지 기능을 저하시켜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피부를 물에 담그고 있으면 피부 표면 각질층의 구조가 변형되기 때문이다. 목욕이나 샤워의 횟수를 가능한 줄이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게 바람직하다.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순한 세정 제품을 사용하고, 목욕 후에는 세제가 피부에 남아 있지 않도록 충분한 물로 여러 번 씻어낸다.
물기를 닦을 땐 수건을 문지르지 말고, 목욕 후 3분이 지난 뒤 보습제를 발라준다. 실내온도는 너무 덥지 않게 18~20도를 유지하고 가습기를 사용한다.

보통 가려움증은 스테로이드 등 약물치료만으로 증상이 개선된다. 스테로이드제의 전신 투여 또는 국소 도포는 염증이나 만성적으로 두꺼워진 피부의 가려움증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 지루성피부염 등 만성 피부질환 환자가 반복해서 사용할 경우 의존성이 생겨 부작용이 올 수 있다.
최근엔 일부 비타민을 스테로이드 대체제로 활용해 부작용을 줄이는 연구가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김범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정확한 치료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타민B12가 가려움증이나 홍반 등을 일으키는 염증성 물질을 억제해 아토피피부염 및 피부건조증 증상을 완화시키고 병변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국소 스테로이드의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또는 위험성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어린이 피부질환 환자에게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0.5~1% 페놀로션은 일종의 국소마취제로 가려움증을 완화한다. 고추가루 성분으로 알려져 있는 캡사이신(capsaicin) 연고는 감각신경 말단의 신경펩티드를 감소시켜 일부 국소적 만성 소양성 피부 병변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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