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소염진통제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을 유통하는 한국존슨앤드존슨판매(켄뷰)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아세트아미노펜,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가운데 가장 안전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날 공개한 ‘아세트아미노펜 사용 백서’에 따르면 아세트아미노펜은 위장관·심혈관계·신장에 미치는 부담이 적고 약물 상호작용도 제한적이었다. 반면 NSAIDs는 위장관 출혈 위험과 함께 신장기능 악화·심혈관 부작용 가능성이 크고, 오피오이드는 의존성·호흡억제 등 중대한 부작용 위험이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86년부터 경증~중등도 통증의 1차 치료제로 아세트아미노펜을 권고해 왔으며,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도 이 원칙을 재확인했다. 미국노인의학회(AGS)·미국심장협회(AHA) 역시 고령자와 심혈관질환자에게 아세트아미노펜을 우선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백서는 아세트아미노펜에 대한 오해도 짚었다. 특히 간독성이나 신독성에 대한 걱정이 일부 소비자 사이에 남아 있으나, 기존 연구들에서는 권장 용량을 준수할 경우 장기간 복용해도 안전한 약물로 평가되고 있다.
백서는 아세트아미노펜의 최대 약점인 간독성에는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소량의 N-아세틸파라벤조퀴논이민(NAPQI)이라는 독성 중간 물질을 생성합니다. 정상적인 용량에서는 간의 항산화 물질인 글루타치온(glutathione)이 NAPQI를 빠르게 중화시켜 체외로 배출하지만, 과량 복용 시 글루타치온이 고갈되고, 축적된 NAPQI가 간세포를 손상시키게 된다.
이에 따라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하루 4000mg(4g)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매일 3잔 이상 마시는 사람이 아세트아미노펜을 주된 소염진통제로 복용할 경우 간 독성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 특히 바이러스성간염, 간경변 등 기존 간질환 환자는 간 기능이 저하된 상태여서 독성물질을 대사시켜 중화 또는 배출할 능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영양 상태가 불량하거나 공복인 상태에서는 체내에 축적 또는 생성된 글루타치온 생성이 부족해 간 해독 능력이 더욱 저하된다.
NSAIDs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오해와 달리, 위험 요인이 많은 기저질환 환자에게는 오히려 더 적합한 1차 진통제가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의료진 경험과 근거를 바탕으로 강조했다. 반태현 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 신장질환자와 같이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아세트아미노펜이 가장 안전한 선택지인 경우가 많다”며 “아세트아미노펜은 콩팥 장애를 포함한 기저질환을 동반하거나 고령인 환자군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진통제 중 하나로, 임상 현장에서도 실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마운트알베르니아병원의 호 콕 유엔 교수도 “항응고제 복용 환자에서 출혈 위험이 적어 우선 고려되며, 전반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이 우수해 1차 진통제로 권장된다”고 평가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세계보건기구(WHO)가 1차 진통제로 권고할 만큼 안전성과 임상 근거가 충분하다. 또 임산부가 안심하고 먹어도 될 만큼 안전성이 담보된 거의 유일한 소염진통제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백서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의 간독성에 대해 지나치게 간과한 측면이 있어 편향된 객관성을 보였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