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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콩팥 약한 당신, MRI·CT 촬영 주의하세요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10-29 13:55:56
  • 수정 2020-09-13 20: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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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나필락시스, 전신에 중증 알레르기반응 … ‘콩팥성 전신 섬유화증’ 위험 존재

MRI에 쓰이는 가돌리늄조영제는 CT에 쓰이는 요오드화조영제보다 독성이 약하지만 아나필락시스 같은 심한 알레르기반응을 유발하고, 신장기능이 저하된 사람에선 ‘콩팥성 전신 섬유화증’이 드문 확률로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은 몸 속 깊숙이 위치한 병변을 정확히 진단해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세상에 부작용 없는 치료법이나 약이 없듯이 MRI와 CT도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여기엔 조영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영상의학 촬영을 할 때 사용하는 조영제는 위·장·혈관 등으로 흘러가서 X-선이 투과되는 양을 다르게 만들어 영상에서 조직이나 혈관을 더 잘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다. CT는 요오드화조영제, MRI검사 시에는 가돌리늄조영제를 쓴다. 몸 속에 들어온 조영제는 수 시간~수 일 후 자연스럽게 체외로 배출된다. 

하지만 조영제는 사람에 따라 과민반응이나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조영제 부작용 건수는 2009년 1688건에서 2014년 1만4572건으로 5년새 8배 가까이 늘었다. 부작용 사례는 두드러기가 31%로 가장 많았고 가려움증(22%), 구토(8%), 발진·오심(7%) 순이었다. 
장윤석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조영제 부작용은 예측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가슴답답함, 가벼운 구토증, 두드러기, 가려움증, 얼굴 붉어짐, 기침, 쉰 목소리, 콧물, 반점 등이 나타나지만 대부분 아무런 조치가 없어도 사라진다”며 “하지만 심한 경우 전신 두드러기나 발진 등 피부과 증상과 호흡곤란 등 호흡기계 증상이 동시에 발현하는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신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의미하는 아나필락시스는 수 분 내에 급격하게 진행되고, 여러 장기에 증상이 발현돼 신속 정확히 처치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아나필락시스의 평생 유병률은 0.05-2% 정도로, 매년 100만명당 0.4명이 이로 인해 사망한다. 국내에서는 2000~2006년 아나필락시스로 진단된 환자는 총 진료 환자 중 0.014%의 비율로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났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보통 3만~10만분의 1의 확률로 조영제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이 보고되고 있다. 한번 알레르기반응이 나타나면 다음에 조영제를 투여할 때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적절한 검사와 조치가 필요하다.

CT와 MRI에서 사용하는 조영제가 다르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MRI에 사용하는 가돌리늄조영제는 CT의 요오드화조영제보다 부작용 위험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교수는 “보통 조영제라고 하면 CT조영제를 의미할 때가 많고, CT조영제로 인한 알레르기가 있더라도 MRI조영제에는 아무 반응이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며 “하지만 MRI에 사용하는 가돌리늄조영제도 아나필락시스 같은 심한 알레르기반응을 유발하고 특히 신장기능이 저하된 사람의 경우 피부가 섬유화돼 딱딱하고 두꺼워지는 ‘콩팥성 전신 섬유화증(nephrogenic systemic fibrosis, NSF)’이 드문 확률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콩팥이 손상되는 신독성도 조영제 주요 부작용 중 하나다. 고위험군은 콩팥기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 고혈압·심부전·간경변 환자, 65세 이상 고령, 체내 수분이 부족한 환자, 메트포르민이 포함된 혈당강하제를 복용하는 사람 등이다. 조영제를 투여하기 전 수액을 쓰면 체내 수분이 늘어나 신독성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최근 조영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와 대한영상의학회가 공동으로 의료인을 위한 ‘주사용 요오드화 조영제 유해반응에 관한 한국임상진료지침’을 발표했으며, 대학병원들도 각자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내 최초로 조영제 알레르기 환자를 대상으로 ‘알레르기내과 자동의뢰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조영제를 사용하는 검사를 처방할 때마다 자동으로 표준화된 지침을 제공하고, 기존에 조영제 알레르기가 발생했던 환자의 경우 바로 ‘경고창’이 뜬다.
조영제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도 과거 병력을 반드시 조사해야 하고, 입력된 정보는 알레르기내과로 자동의뢰된다.

조영제 알레르기를 피하려면 영상검사 전에 알레르기질환 병력, 요오드화조영제 중증도 또는 중증유해반응 과거력, 임신 또는 가능성 여부, 천식·통풍·고혈압·당뇨병·신부전·갑상샘항진증 병력 등을 체크해야 한다.
이밖에 메트포르민, 인터루킨-2,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NSAIDs), 베타차단체,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 항생제 등을 복용하는 환자는 해당 사실을 전문의에게 알려야 한다.

장 교수는 “병변에 따라 초음파 등으로 대체하기도 하지만 상당수 검사가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다”며 “아나필락시스나 콩팥성 전신 섬유화증 등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검사 전 주치의 및 알레르기 전문의에게 과거 병력 및 약물 복용 여부를 밝히고 상담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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