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외과적 수술로 절제했던 조기식도암을 내시경만으로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게 통계적으로 입증됐다. 이는 광범위한 수술에 따른 합병증도 없어 회복 후 삶의 질 개선에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훈용·김도훈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10년간 표재성 식도암 등 식도종양으로 내시경적 점막하 절개박리술(ESD)을 시행한 환자 225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5년생존율 100%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재발률 0%, 일괄절제율 93.9% 등 치료결과를 기록해 내시경절제술의 효용성과 안정성을 입증했다.
음식물이 닿는 식도벽에 가장 가까운 점막층과 점막하층에만 암이 있는 조기식도암이라 하더라도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가 가능해 근치적 절제수술을 표준치료로 시행해왔다.
하지만 가슴, 목, 배 부위 등을 직접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합병증이나 후유증 발생 빈도가 높다. 이로 인해 간편하고 합병증이 적은 내시경절제술이 시도되기 시작했다.
식도는 위벽에 비해 매우 얇고 통로가 좁으며 특히 심장박동 탓에 시야에 제한이 많아 고난도 내시경 술기가 필요하다.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서 암이 점막층에 국한된 조기식도암의 경우 내시경절제술을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표재성 식도암치료에 2004년말까지 내시경으로 올가미를 삽입해 병변을 떼어내는 내시경적점막절제술(EMR)을 시행했다. 2005년부터는 주로 내시경 특수 전기칼을 이용해 병변 아래의 점막층을 도려내는 내시경적점막하절개박리술(ESD)을 실시하고 있다.
작은 병변에 대한 치료로는 EMR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큰 병변을 깨끗하게 절제하려면 병변의 경계를 확인하면서 한 번에 도려낼 수 있는 ESD가 훨씬 유리하다.
이번 연구에서 2005년 8월~2014년 6월 표재성 식도암 등 식도종양에 대해 ESD를 시행받은 환자는 총 225명으로 수술 건수는 261례에 달했다. 이중 식도암의 전 단계인 선종이 70례, 편평세포암종인 표재성 식도암이 191례였다.
절제한 종양의 평균적 크기는 3.7㎝였으며 최대 8.5㎝의 병변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종양 병변을 쪼개지 않고 완벽하게 한 조각으로 절제하는 일괄절제율은 무려 93.9%에 달했고 시술은 평균 45분 안에 끝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들의 평균 입원기간은 4일로, 퇴원 후에는 곧바로 음식 섭취가 가능했다. 수술적 치료에 비해 합병증 발생은 현저히 낮았고 위산역류, 삼킴곤란 등의 후유증은 없었다.
내시경절제술 후 6년간 재발은 없었으며 식도질환으로 사망한 사례는 단 한명도 없어 5년생존율은 100%로 나타났다.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도암은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통증이 나타나지만 잘 늘어나는 특성 탓에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고 상당히 진행된 이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식도암을 완치하고 삶의 질을 극대화려면 조기식도암을 적극적으로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도훈 교수는 “지난 10년간 경험을 비춰 볼 때 내시경절제술은 표재성 식도종양 치료에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법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완치는 물론 치료 및 회복 과정을 포함한 삶의 질 측면에서 많은 이점을 가져오는 우수한 치료법으로, 대상을 잘 선정해 정확하게 치료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열린 ‘2015 소화기인터벤션의학회(SGI)’에서 발표됐으며, 대한내과학회 영문학술지(KJIM) 최신호에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