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성 뇌졸중 환자의 발병요인으로 흡연이 절반을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박태환 서울의료원 신경과 교수팀은 성별·연령대별 뇌졸중 발생 요인을 밝혀내기 위해 국내 뇌졸중 환자의 역학자료가 등록된 뇌졸중 임상연구센터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8~2010년 전국 9개 대학병원 및 지역 뇌졸중센터에 입원한 급성 뇌경색 환자 5107명을 선별하고,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수집된 건강한 대조군과 비교해 뇌졸중 발병 원인을 조사·분석했다.
그 결과 45세 이하의 젊은 남성 뇌졸중 환자의 45%가 흡연 때문에 질병을 앓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고혈압(29%)이 주요한 뇌졸중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 또 46~65세 중년 남성에서도 흡연(37%)과 고혈압(23%)이 가장 주요한 뇌졸중 발병 요인으로 지목됐다. 65세 이상의 노인에서는 남녀 모두 고혈압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청·장년 남성에서는 흡연과 고혈압, 노인에서는 고혈압과 뇌졸중 과거력이 뇌졸중 발병의 주요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혈압 조절과 함께 청장년 남성에서는 금연이, 노인에선 뇌졸중 재발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배희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계기로 그동안 외국 연구자료에 의존해 뇌졸중 예방정책을 결정짓던 것에서 탈피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청장년 남성에서 금연의 중요성이 드러난 것은 최근 담뱃값 인상을 둘러싼 논란을 되돌아보게 한다”며 “노인에서는 항혈전제 투여 등 이미 알고 있는 뇌졸중 재발 방지 원칙들만 잘 실천해도 뇌졸중의 80%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뇌졸중을 이미 경험한 노령층이 다시 고통 받지 않도록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졸중(Journal of Stroke)’ 최근호에 게재됐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에 공급되던 혈류가 중단되고 뇌세포가 빠르게 죽는 질환이다. 뇌의 손상 부위 및 정도에 따라 반신마비, 언어장애, 식물인간 등을 유발하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한 번 손상된 뇌세포는 다시 부활하기 힘들므로 예방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