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무릎관절질환 환자들이 많이 생기는 시기다. 여름에 비해 덥지 않고 쾌청한 날씨 탓에 등산, 단풍놀이, 마라톤 등 야외활동이 늘다보니 무릎관절의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무릎관절 중간에 위치한 반달 모양의 물렁뼈인 ‘반월상연골판’의 손상 위험이 높다. 이 부위는 무릎연골이 받는 힘을 분산시켜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며, 관절내 영양공급에도 기여한다. 이곳이 손상되면 동통과 부종으로 다리를 절고 무릎을 끝까지 펼 수 없게 된다.
급성기에는 관절 내에 출혈이 생기거나 물이 차 극심한 동통이 나타나고, 계단을 내려갈 때 슬관절의 안정성이 사라져 갑자기 힘이 풀리는 느낌이 들 수 있다.
권용진 일산하이병원 원장은 “가을 레저스포츠를 하는 도중이나 이후에 걸을 때 무릎통증이 지속되거나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뚜뚝’소리와 함께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곳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며 “반월상연골판이 제 기능을 잃게 되면 뼈와 뼈가 맞닿는 충격이 고스란히 관절에 전해져 묵직한 통증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나중에는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하기 쉽다”고 밝혔다. 갑자기 무릎이 움직이지 않게 되는 ‘무릎잠김(knee locking)’ 현상까지 일어나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하게 된다.
설상가상 배낭까지 무겁다면 무릎에 전해지는 압력이 더 커진다. 최근 1인 레저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백패킹의 경우 보통 15㎏ 이상의 배낭을 메고 등산을 하기 때문에 무릎관절에 좋지 않다. 백패킹은 오토캠핑과 달리 배낭 하나에 많은 짐을 넣다보니 무게가 일반 등산배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마라톤도 반월상연골판 파열이 우려되는 대표적인 운동 중 하나다. 보통 달릴 땐 자기체중의 약 3~5배의 충격이 무릎에 전달된다. 장시간 달리는 마라톤을 할 때는 충격이 반복되고 지속되면서 반월상 연골손상은 물론 근육통, 활막염. 골연골손상 등의 파열이 생길 수 있다.
단풍놀이는 상대적으로 무릎에 전해지는 충격이 덜하지만 등산 혹은 트래킹 전용신발을 신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일반 운동화는 쿠션감과 충격흡수력이 떨어져 무릎에 전해지는 압력을 줄이지 못한다. 신발 밑창 접지면의 마찰력도 적어 미끄러지거나 발목을 단단히 잡아주지 못해 발목이 접질릴 확률이 높다.
가을철 레포츠로 인한 무릎부상을 방지하려면 철저한 준비는 필수다. 평소 퇴행성관절염이 있거나 무릎연골이 약한 사람은 등산시 무릎의 하중을 줄여주는 무릎보호대를 착용하고 등산 스틱을 사용해 하중을 골고루 분산시키는 게 중요하다.
마라톤은 기초체력운동이 필수다. 평소 하체운동을 통해 엉덩이·허벅지·종아리근육을 강화하면 관절이 가해지는 압력이 분산된다.
반월상연골판 치료는 손상의 정도와 양상에 따라 봉합술, 절제술, 이식술로 나뉜다. 단순 파열인 경우 연골판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봉합술, 퇴행성 파열이 일어났거나 연골판의 치유능력을 기대하기 힘들 땐 부분절제술을 시도한다. 이때 관절내시경으로 수술하면 소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절개 부위가 작아 통증, 출혈, 감염 위험이 적다.
권용진 원장은 “반월상연골판파열은 자기공명영상(MRI)으로만 정확히 확인할 수 있어 조기에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며 “제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파열이 점차 심해져 인공관절이식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상시 무릎에 힘이 없어 자주 넘어진다면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