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시’(안구의 위치가 정상적이지 않은 사위는 제외)에 대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개 10대 이하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시(斜視, Strabismus)는 두 눈이 정렬되지 않고 서로 다른 지점을 바라보는 시력장애의 일종이다.
지난해 사시로 진료받은 사람 중 10대 이하(0세~19세)가 84.9%를 차지했다. 남성은 10대 이하가 진료인원의 83.9%(9세 이하 57.7%, 10대 26.2%)를, 여성도 10대 이하가 진료인원의 85.9%(9세 이하 58.7%, 10대 27.2%)로 가장 많았다.
김혜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사시는 소아에게 흔한 현상으로, 국내 소아의 약 2%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사시는 크게 안구가 원시를 극복하려고 조절하면서 발생하는 ‘조절내사시’와 한눈 또는 양눈이 교대로 가끔 바깥으로 돌아가는 ‘간헐외사시’로 분류된다.
종류에 따라 나타나는 시기가 다양하나 영아사시는 6개월 이전에, 조절내사시는 18개월경 유발된다. 간헐외사시는 3~4세 전후 나타나기 시작한다.
김 교수는 “시력이 완성되기 전 사시가 나타날 경우 시력발달장애로 약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약시 치료는 반드시 8세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시로 시력에 영향이 없더라도 방치하면 좌우 양눈으로 상(像)을 보는 ‘양안시 기능장애’가 유발되고, 이때 대상의 입체감이 느껴지는 입체시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특히 사춘기 청소년은 외관상 이유로 심리적 위축을 초래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시치료는 정상적인 시력 발달을 돕고, 양안시기능 회복을 도모하며, 눈의 위치를 바르게 잡아 외관을 보기 좋게 한다.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는 굴절이상이 있는 경우 안경을 착용하고, 필요에 따라 프리즘안경을 고려할 수 있다. 약시가 동반됐다면 함께 치료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는 융합상태, 사시각의 크기, 환자의 나이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사시수술은 안구를 움직이는 근육의 위치를 옮기거나 길이를 조절해 눈의 위치를 바로잡는다. 김혜영 교수는 “출생 직후 나타나는 영아사시는 생후 4~5개월경부터 수술할 수 있다”며 “가능하면 늦어도 2세 이전에 수술해야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굴절이상으로 생기는 조절내사시는 조절마비굴절검사 후 안경을 착용하는 게 원칙이다.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사시는 출현 빈도와 사시각을 고려해 치료시기를 결정하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 초등학교 입학 전에 교정해주는 게 좋다.
김 교수는 “성인에서 나타나는 사시는 대개 뇌신경마비에 의한 마비성 사시, 갑상선질환이나 안와질환에 의한 외안근 이상, 근무력증과 같은 전신질환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며 “복시 등 증상 유무와 사시각의 크기에 따라 프리즘 안경을 착용하거나 수술로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무력증 같은 질환은 전신검사와 약물치료가 필요하므로 성인이 된 후 나타난 사시는 원인감별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시를 가진 사람은 한쪽 눈이 코나 귀 쪽으로 향해 있거나, 초점이 풀려 보이거나, 햇빛이나 밝은 빛을 보면 한 눈만 찡그리는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눈의 피로나 두통을 호소하거나, 사물을 볼 때 머리를 한쪽으로 돌리고 보거나, 턱을 치켜들거나 반대로 고개를 숙이거나, 머리를 한쪽으로 갸우뚱하게 기울이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소아 사시환자는 환자 자신은 증상을 느끼지 못해 보호자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의심 증상이 보이면 사시 관련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